日 '실버위크' 노린 엔화 개입 대비 태세…달러당 160엔 경계령

BOJ 18일 금리결정 직후 닷새 연휴…거래 얇아지는 틈 개입 가능성

일본 엔화 지폐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은행(BOJ)의 이달 금융정책 결정 직후 닷새간의 '실버위크' 연휴가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에서 일본 당국의 엔화 매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3일 보도했다.

연휴 기간에는 외환시장 거래가 평소보다 줄어 당국이 개입할 경우 엔화 환율이 요동칠 수 있다. 특히 달러·엔 환율이 다시 160엔대로 올라설 경우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화는 이날 달러 대비 한때 0.5% 상승한 달러당 157.99엔으로 움직이면 엔화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 오는 18일 BOJ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0.25%포인트보다 큰 폭의 인상 가능성까지 일부 반영되기 시작했다.

엔화는 전날 뉴욕 거래에서도 장중 최대 1.2% 상승했다. BOJ의 금리 결정과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둘러싼 경계감이 커진 영향이다.

BOJ 결정 다음날부터 닷새간 '실버위크'

시장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BOJ 회의와 일본의 연휴가 맞물린 일정이다. BOJ는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18일 정책 결정을 발표한다. 바로 다음 날인 19일 토요일부터 23일 수요일까지 닷새간의 실버위크 연휴가 이어진다.

19~20일 주말에 이어 21일 월요일은 '경로의 날', 23일 수요일은 '추분의 날'이다. 두 공휴일 사이에 낀 22일 화요일도 일본 공휴일법에 따라 '국민의 휴일'이 되면서 닷새 연휴가 만들어졌다.

연휴에는 시장 유동성이 평소보다 줄어들 수 있어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사마라 하무드 호주커먼웰스은행(CBA)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실버위크에는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엔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이 과거 당국의 개입을 불렀던 고점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움직임이 BOJ 회의를 전후해 빠르게 나타난다면 추가 개입 위험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당국은 지난 4월에도 긴 연휴를 전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 실버위크에도 비슷한 시점이 개입에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달 새 964억달러 투입에도 엔화 약세 압력

일본은 이미 엔화 방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한 달 동안 사상 최대인 964억달러를 외환시장 개입에 투입했다. 미국도 일본의 개입을 지원하면서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세력에 경고를 보냈다.

하지만 높은 국제유가와 여전히 큰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로 엔화 약세 압력은 이어지고 있다. 헤지펀드들도 앞선 개입 직후 엔화 약세 베팅을 대폭 줄였다가 최근 다시 엔화 매도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필요할 경우 주저하지 않고 다시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리토 우에다 SBI FX트레이드 사장은 "연준과 BOJ 회의, 일본의 긴 연휴를 앞두고 시장은 개입을 경계하고 있다"며 "달러·엔이 160엔대에 진입하면 개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FOMC 이틀 뒤 BOJ…금리결정도 엔화 분수령

BOJ에 앞서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도 엔화 향방을 좌우할 변수다. 연준은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이틀 뒤 BOJ가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최근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게 둔화하지 않고 있다며 물가가 목표를 향해 충분히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연준에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

BOJ는 18일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BOJ가 시장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할 경우 엔화가 급락하면서 오히려 외환시장 개입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엔화가 FOMC와 BOJ 회의를 거쳐 지속적으로 강세를 나타내려면 연준이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BOJ가 연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명확하게 시사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9월 중순에는 FOMC와 BOJ의 금리 결정에 이어 일본의 닷새 연휴까지 잇따르면서 달러·엔 160엔을 둘러싼 일본 당국과 시장의 공방이 다시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