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괜찮지만 물가는 걱정"…연준 베이지북 9월 금리 '안갯속'
12개 지역 중 물가 상승속도 8곳 보합·3곳 둔화·1곳 가속
에너지·운송·원자재 비용 압박은 커져…시장 9월 금리인상 확률 65%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경제 활동이 최근 소폭 증가하고 고용도 완만하게 늘었지만 물가는 여전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경기와 물가가 엇갈린 신호를 보내면서 이번 조사도 정책 방향을 결정할 뚜렷한 단서를 제공하지 못했다.
연준은 2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경제 활동이 소폭 증가했고 고용은 약간 늘었으며 물가는 완만하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향후 몇 달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은 긍정적이었지만 업종별 심리는 엇갈렸다"며 "기업 관계자들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정책, 국제분쟁의 영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연준 산하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이 수집한 정성적 경제정보를 토대로 작성됐으며 지난달 24일까지 취합된 내용을 담았다.
물가 상승 속도는 12개 연은 관할지역 가운데 3곳에서 둔화했고 1곳에서 빨라졌으며 나머지 8곳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일부 지역의 소비자 대상 기업들은 고객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투입비용 증가분을 소비자가격에 전가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비용 압박은 여전히 상당했다.
연준은 "여러 지역의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투입가격 압력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며 에너지와 운송, 원자재 가격이 광범위하게 상승했고 특히 금속과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여러 지역에서는 관세의 영향도 계속 보고됐으며 의료와 보험 비용에서도 "상당한" 압박이 나타났다.
특히 중동 분쟁에 따른 높은 에너지 가격이 향후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보스턴 연은은 "여러 업종의 기업 관계자들이 높은 에너지 가격과 새로운 관세 가능성을 둘러싸고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많은 기업들은 높은 에너지 비용이 소비자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중동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겨울철 난방 시즌에 그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임금 상승이 물가를 크게 밀어올리고 있다는 신호는 제한적이었다. 건설과 제조업 등 일부 업종에서는 임금 압력이 보고됐지만 노동시장 약화로 임금 인상폭을 줄였다는 기업들도 있었다.
이번 베이지북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공개됐다.
연준은 지난 7월 말 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준 정책위원 19명 가운데 5명은 이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다른 일부 위원들도 금리 동결을 계속 지지하려면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개선되는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자신의 "주된 관심사"라고 강조하면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히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는 확신을 주지 못할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약 5년 반 동안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다만 최근 두 달 동안 예상보다 양호한 물가 지표가 나온 데다 일부 연준 인사들은 추가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과 관련해 "우리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이달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약 65%, 동결할 확률을 약 35%로 반영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약세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한 창호업체는 인플레이션과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주택에 투자하기를 꺼리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관할지역인 테네시주 서부에서는 주택 재고가 늘고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지면서 주택시장이 '안정'에서 '둔화' 상태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AI는 노동시장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지역에서 AI 도입이 일부 노동 수요를 줄이는 동시에 데이터센터와 방위산업 관련 수요를 늘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시카고 연은 관할지역의 한 기업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없었다면 건설업은 침체에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이외에 비만치료제 확산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베이지북에 등장했다.
캔자스시티 연은은 단백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강해지면서 축산업 전반을 지지하고 있으며 캔자스주의 대규모 유제품 제조시설과 뉴멕시코·네브래스카주의 관련 시설 투자를 촉진했다고 밝혔다.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근육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현상이 관련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