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엔화 움직임 질서정연…日 아베노믹스 시대 끝났다"
우에다 BOJ 총재와 G20서 회동…"금리 문제 올바른 결정할 것"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엔화 약세에도 시장 움직임은 "상당히 잘 통제되고 있다"며 지난달 미·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 당시와 같은 무질서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금리와 관련해 "올바른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베선트 장관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엔화 움직임이 여전히 무질서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상당히 잘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엔화는 지난 28일 달러당 160엔 선을 다시 넘어서는 약세를 나타냈다. 엔화는 지난달 미·일 공동 시장 개입 직후 달러당 155.20엔까지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31일 이례적으로 공동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 당시 베선트 장관은 엔화의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엔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BOJ가 연속적인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직접적인 주문을 피하면서도 우에다 총재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베선트는 "그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리플레이션 정책이었던 아베노믹스가 아마 끝나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3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시작한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통화완화와 재정지출, 성장전략을 결합해 일본 경제를 장기간의 디플레이션에서 탈출시키려는 정책이었다.
베선트 장관은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우에다 총재와 별도로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에다 총재에 대해 "15년 동안 알고 지냈다"며 "훌륭한 경제학자이며 시장에 얼마나 밝은지에 대해서는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오는 9월 17~18일 BOJ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BOJ는 이르면 9월 금리를 인상하고 이후에도 현재 연간 약 두 차례인 인상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전했다.
베선트 장관이 그동안 BOJ에 금리 인상을 거듭 촉구한 것도 시장이 9월 인상 가능성을 거의 전면적으로 가격에 반영하게 된 요인 가운데 하나다. BOJ는 지난 6월에도 금리를 올렸다.
9월에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 시장에서는 BOJ가 기존의 연 2회 정도에서 분기당 한 차례 수준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우에다 총재 역시 지난달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여건이 지나치게 완화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이 이미 디플레이션을 "정복했다"고 평가하면서 경제정책의 중심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다카이치노믹스'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카이치노믹스가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상당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등 아베노믹스보다 주주 친화적이고 정부 개입을 줄이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 재정정책에 대한 조언을 묻는 질문에는 "그저 앉아서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즐기고 그 효과가 계속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성장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생활비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확장적 재정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긴축하는 BOJ의 행보와 충돌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규모 재정지출에 대한 우려로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초 2.945%까지 올라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