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고서·브로드컴 실적 주목…9월 금리인상 가를 분수령
[월가프리뷰]워시 잭슨홀서 "물가에 초점…필요하면 할 일 있다" 매파 신호
8월 고용 5만8000명 증가 전망…9월 금리인상 확률 57%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번 주 미국 뉴욕증시는 8월 고용보고서와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의 실적이라는 두 개의 굵직한 시험대를 맞는다. 특히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며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직후여서 고용지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S&P500지수는 지난주 상승하며 지난 13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와의 격차를 1%대로 좁혔다. S&P500은 올 들어 12% 넘게 상승했다.
지난주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달 초 국채금리 상승으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9월 4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로 향하고 있다. 연준이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가운데 고용보고서는 금리인상 여부를 가를 핵심 지표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워시 의장은 지난 28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며 연준의 당면 과제로 물가 안정을 지목했다.
워시 의장은 미국 경제 전반의 성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경제가 오히려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업률 4.1%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노동시장도 상당히 안정적이라며 현재 상황이 사실상 완전고용에 부합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물가에 대해서는 훨씬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7월 전년 대비 3.7%에 달한 가운데 워시는 최근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기조적인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말해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현재 주된 초점은 물가에 맞춰져야 한다"며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다면 연준에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워시는 또 현재의 광범위한 금융여건을 "제약적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단기 금리가 연준의 양대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주된 정책수단이라고 재확인했다.
지속적인 물가 압력이 확인될 경우 금리인상을 주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워시는 특정 시점의 금리 결정을 예고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발언을 향후 정책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은 매파적으로 반응했다. 워시의 연설 전 약 40%였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연설 이후 60% 안팎까지 뛰었다. 지난 28일 장 후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는 9월 인상 확률이 57%가량 반영됐다.
글렌미드의 마이클 레이놀즈 투자전략 부사장은 로이터에 "9월 연준 회의가 가까워지면서 각각의 경제지표가 연준의 최종 결정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현미경 아래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가 지난 28일까지 집계한 전문가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8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보다 5만8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4.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7월에는 고용이 2만3000명 감소하며 노동시장이 예상 밖으로 크게 약화했다.
PNC자산운용의 아만다 아가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번 고용보고서는 시장과 투자자들을 잠시 멈춰 세웠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노동시장이 본격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이번 지표에서 "지난 보고서에서 나타난 추세가 확인될지, 아니면 이전 달 수준으로 반등할지"를 주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고용보고서의 의미는 워시가 노동시장을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정책의 무게중심을 물가 쪽으로 옮긴 상황에서 더 커졌다. 고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임금 상승세까지 강하게 나타날 경우 연준이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릴 여지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고용시장 둔화가 다시 확인될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은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
노스웨스턴뮤추얼 웰스매니지먼트의 맷 스터키 주식부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식시장이 원하는 것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지표가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 지표도 잇따라 발표된다. 앞서 공급관리협회(ISM)의 미국 제조업지수는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기업 실적에서는 브로드컴이 최대 관심사다. 시가총액 약 1조7000억달러의 브로드컴은 2일 장 마감 후(한국시간 3일 새벽)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다음 회계연도 매출이 무려 7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통상 장기 매출 전망을 제시하지 않는 엔비디아로서는 이례적인 발표였다.
스터키는 "브로드컴도 같은 수준의 가시성을 제공할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델 테크놀로지스와 팔로알토 네트웍스 등 다른 기술기업들의 실적도 이번 주 발표된다.
2분기 어닝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S&P500 기업들의 조정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LSEG IBES는 집계했다.
레이놀즈는 이번 어닝시즌이 미국 기업들의 "매우 탄탄한 핵심 이익 창출 능력"을 보여줬다며 "다음 주 마지막 몇몇 실적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남은 기간의 전망에도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철이 끝나가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올해 저점 부근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 일평균 거래량도 올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워시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8월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거나 브로드컴의 AI 전망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오른 증시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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