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쟁' 하루 앞둔 베선트 "이란 돕는 국가도 함께 고립될 것"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사상 최대 금융공세로 이란 경제 생명줄 차단"
예외없이 실행시 최대 원유구매국 中 타격…"이란 두렵다고 美 시험하지 마라"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을 상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공세인 '경제적 디데이(D-Day)'를 하루 앞두고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을 거듭 압박했다.
베선트 장관은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새벽이 밝으면 경제적 디데이가 시작된다"며 "적국을 상대로 지금까지 동원된 단일 금융 공세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24일 대(對)이란 대규모 경제적 제재 발표를 예고한 상태다.
그는 194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등이 테헤란 회담에서 독일에 "최대의 압박"을 가할 방안을 논의했고 이듬해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현재 대이란 압박에 빗댔다.
베선트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군이 이란의 군사 능력을 상당 부분 파괴하고 핵 프로그램을 약화시켰다며 "이제 우리는 최종 단계(endgame)에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금융 공세의 대상으로 이란의 원유와 금융, 항공, 해운 거래를 지원하는 국가와 기관을 지목했다.
특정 국가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조치가 예외 없이 시행될 경우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 물량 가운데 80% 이상을 구매하고 있으며 베선트 장관은 앞서 중국에 미국의 대이란 압박에 협조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베선트 장관은 일부 국가들이 이란산 석유를 구매·운송하고 환전소와 자유무역지대를 통해 자금 흐름을 지원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란 항공편을 받아들이고 선박 등록을 유지해주거나 해상 연료 환적과 은행을 통한 불법 거래를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이란 정권에 유화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란 정권을 유지시켜주는 데 따른 결과를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쇠락하는 정권의 금융 동맥 역할을 하는 국가는 그 정권과 함께 고립될 각오를 해야 한다"며 "테러의 피난처가 된다는 것은 미국의 눈에 국제적으로 고립된 국가가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의도적으로 이란과 거래하는 경우뿐 아니라 관련 거래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경우에도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테헤란과 남아 있는 어떠한 연결도 국가와 기업의 경제적 배척을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공세의 최종 목표가 이란 정권의 완전한 경제적 고립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폭압적인 정권을 지탱하는 모든 경제적 생명줄을 끊어 테헤란이 홀로 남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 금융·상업 관계를 끊는 국가들은 오히려 글로벌 자본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자국 시장의 신뢰를 강화할 수 있는 반면 이란과 계속 거래하는 국가는 "지속적인 번영으로 가는 길이 차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이란 리알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인플레이션도 극도로 높아졌다며 "전면적인 금융 고립은 미국의 무력 사용 필요성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미군이나 걸프 지역 국가들을 상대로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추가 무력 사용 가능성도 열어뒀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이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테헤란에 맞서는 위험을 두려워하는 국가들은 워싱턴을 시험하는 데 따르는 비용 역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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