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국채 개입에 연준 '거리두기'…9월 금리인상 시사 발언도

"통화정책, 부채관리·재정정책과 독립적으로 결정"…베선트 개입에 선긋기
"금융여건 상당히 완화적…장기금리, 정책 판단 신호 크지 않아"

8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외벽의 독수리 조형물 앞쪽으로 '직원 모집' 안내문이 비치고 있다. 2025.08.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금리를 낮추기 위해 바이백(조기상환)을 확대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연준 인사들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0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매우 단순하게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에 집중하며 부채 관리나 재정정책과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최근 장기 미 국채금리는 정부 부채 증가와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우려로 급등했다.

이에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을 대폭 확대하면서 19일 금리가 급락했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20일에는 장기금리가 다시 상승해 전날 하락분을 대부분 되돌렸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별도의 CNBC 인터뷰에서 바이백 확대에는 현재 국채금리가 "경제의 기초적인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재무부의 판단을 시장에 알리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여건 상당히 완화적"…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9월 인상에 무게

재무부의 개입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재무부의 바이백이 장기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하면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이 떨어져 금융여건이 더욱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연준 입장에서는 금융여건 완화가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무살렘 총재는 현재 "금융여건이 상당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며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달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하는 대신 인상했어야 한다고 보는 인사다.

로이터는 무살렘 총재의 이날 발언이 다음 달 15~16일 FOMC에서도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재무부의 바이백과 연준의 금리 결정이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베선트 장관은 연준의 금리 결정에 대해 재무부의 조치와 "완전히 별개"라고 강조했다. 또 연준의 대차대조표에 변화가 생길 경우 양측이 협력할 것이라며 연준의 국채 보유 축소에 맞춰 재무부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 연은 총재 "아직 초기 단계…섣불리 판단 안 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재무부의 개입이 연준 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데일리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현재 장기 국채금리가 연준의 정책 조정이나 정책 강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신호를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하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경제 전망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는 지난달 금리 동결 결정을 강하게 지지했다.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단기물 중심으로 전환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운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이러한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기 전에 섣불리 논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재무부가 단기물 발행을 늘리면 단기 시장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해 연준의 금리 관리에 기술적인 어려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 연준은 각종 정책 수단과 유동성 기구를 통해 머니마켓 여건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정책금리를 목표 범위 안에서 관리한다.

다만 데일리 총재는 연준에 중요한 것은 물가와 고용 목표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보다는 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와 실제 이를 달성할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