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베선트 국채 바이백, 오히려 美장기금리 높일 위험"
"재정적자 해결 없이 증상만 치료…시장 신뢰 잃으면 기간 프리미엄 상승"
향후 재정자금 부족 3.5조달러 이상…"적자 줄이지 않으면 효과 일시적"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조기 환매)을 확대해 장기금리를 끌어내렸지만 재정적자를 줄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훼손해 장기적으로 국채금리를 더 높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JP모건체이스가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 전략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 재무부의 이번 조치가 장기금리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라 "증상"만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문제의 핵심으로 꼽았다. JP모건 전략가들은 "실질적인 재정 건전화가 없다면 시장이 이번 조치를 신뢰성이 부족한 것으로 받아들일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재무부가 앞으로 국채 관리를 시장 상황에 따라 더욱 기회주의적으로 운용하고 오랫동안 지켜온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regular and predictable)' 국채 발행 원칙에서 더 멀어진다면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 상승해 결국 국채금리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간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단기채를 계속 갈아타는 대신 장기채를 보유하면서 금리와 물가 등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이다. 재무부의 정책을 예측하기 어려워질수록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보유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JP모건은 이번 바이백 확대 발표의 시점도 "매우 이례적(highly unusual)"이라고 지적했다. 재무부가 불과 2주 전 기존 국채를 되사들이는 바이백 일정을 발표했는데 갑작스럽게 장기채 매입 규모를 최소 2배 확대했기 때문이다.
재무부 발표 직후 30년물 국채금리는 9bp(1bp=0.01%포인트) 떨어진 5.19%를 기록했다.
하지만 JP모건은 이처럼 즉각적인 금리 하락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이번 결정으로 장기물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할 경우 재무부가 장기채 입찰 규모 자체를 축소할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미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조달 수요다. 미국 국가부채는 최근 40조달러를 넘어섰다. JP모건은 향후 회계연도에 미국 정부가 메워야 할 자금 부족분이 3조5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막대한 재정수요를 충당하려면 장기 국채 공급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늘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JP모건 전략가들은 "장기물 입찰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판단하지만 이것이 장기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적자를 줄이는 조치가 없다면 이날 조치가 장기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재무부의 개입 효과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씨티그룹은 이번 조치가 장기 국채금리 상승을 억제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며 고객들에게 20년 만기 미 국채 매수를 추천했다. 물가상승률 둔화까지 더해지면 앞으로 수개월 동안 채권가격이 강하게 오를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JP모건의 우려는 당장의 채권가격 상승보다 재무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에 맞춰져 있다. 재정적자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바이백 확대나 장기채 발행 축소를 통해 금리를 관리하려 한다면 당장은 국채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어도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위험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베선트 재무장관이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 개입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제기되는 또 다른 위험이다. 단기적으로 국채금리를 낮추는 데 성공하더라도 재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책 신뢰도 하락이 기간 프리미엄을 높여 결국 장기금리를 다시 밀어올릴 수 있다는 경고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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