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美재무부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에 반등…모더나 177% 폭등

[뉴욕마감] S&P 0.21%·나스닥 0.16%·다우 0.22% 상승…S&P 나흘 만에 반등
30년물 금리 5.33%→5.18%…연준 의사록 "인플레 안 잡히면 금리 인상 필요"

뉴욕증권거래소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증시가 장기 국채금리 하락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상환)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면서 최근 증시를 짓눌렀던 금리 부담이 완화됐다. 모더나는 머크와 공동 개발한 암 백신의 임상시험 성공에 176% 넘게 폭등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21% 오른 7707.98에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16% 상승한 2만6331.0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2% 오른 5만3463.05에 거래를 마쳤다.

美재무부 바이백 확대에 30년물 금리 10bp 급락

이날 증시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미 재무부의 이례적인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였다.

재무부는 시장 유동성 지원을 위한 국채 바이백 가운데 10~30년 만기 장기물의 회당 매입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을 주자 장기물의 수급과 유동성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이에 전날 5.33%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약 10bp(1bp=0.01%포인트) 떨어진 5.183%를 나타냈다. 10년물 금리도 약 7bp 하락한 4.637%를 기록했다.

금리에 민감한 종목들이 상승했다. 주택개량용품업체 로우스와 홈디포는 각각 2%가량 올랐다.

캐럴 슐라이프 BMO프라이빗웰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위험자산 거래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던진 생명줄에 매달리려 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최근 글로벌 채권금리는 막대한 정부부채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높은 금리는 특히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여 AI 투자 열풍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다만 이날 재무부 조치가 장기금리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한 것은 아니라는 경계감에 증시는 장 후반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짐 베어드 플랜트모란파이낸셜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재무부의 발표가 "장기적으로 높은 금리 문제가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모더나 177% 폭등…머크와 암 백신 임상 성공

개별 종목에서는 모더나가 단연 두드러졌다. 모더나는 머크와 공동 개발한 개인맞춤형 mRNA 피부암 치료제가 후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으면서 177% 폭등해 사상 최대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

두 회사가 개발한 실험용 치료제는 후기 임상에서 흑색종의 재발과 전이 위험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공동 개발사 머크도 12% 넘게 급등하며 다우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모더나 폭등은 다른 바이오주로도 확산했다. 노바백스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미국 상장 주식이 동반 상승했다. S&P500 헬스케어 업종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11개 주요 업종 가운데 지수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도 뛰었다.

반면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S&P500 정보기술 업종이 하락했고 반도체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브로드컴과 AMD는 각각 약 4%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오픈AI의 2분기 매출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18%에 그치고 손실도 확대됐다고 보도하면서 AI 투자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커졌다.

반도체업체 마벨테크놀로지는 예외적으로 약 10% 급등했다. 마벨은 구글의 수요가 높은 맞춤형 AI 반도체 개발에 참여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는 최대 122억달러 규모의 마벨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부여했다.

연준 의사록 "인플레 안 잡히면 금리 인상"

이날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대한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내부의 경계가 한층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명(several)'의 위원들은 금리 인상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었고, '많은(many)'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로 낮아지지 않을 경우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7월 FOMC에서는 세 명이 금리 인상에 표를 던졌다.

다만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약해지면서 시장에서는 당장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크게 후퇴했다. 앞서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리스와프 시장은 9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 가운데 약 9bp 정도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7월 미국 비농업 고용이 예상 밖으로 2만3000명 감소한 데 이어 소비자물가와 소매판매도 약해지면서 불과 2주 전 68%까지 올랐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이에 채권 옵션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경기 둔화가 심화할 경우 2027년에는 오히려 금리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에 대비하는 거래까지 등장하고 있다.

장기금리는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에 급락하고,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는 엇갈린 신호가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오는 28일 잭슨홀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장기금리 급등과 향후 통화정책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시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