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주래 최고…美·이란 협상 멀어지며 브렌트 91달러

이란 "조건 충족까지 호르무즈 폐쇄"…유가 사흘 연속 올라
"양측 아직 합의할 만큼 고통 크지 않아…단기 유가 상승 압력"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지난 2024년 10월 21일 테헤란 외무부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4.10.2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18일(현지시간) 사흘 연속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사실상 중단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됐다.

이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15센트 오른 배럴당 91.02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44센트 상승한 84.94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장중에는 3주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상 진전과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운항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사실상 멈춘 것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란 측 최고 협상가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국영매체를 통해 미국이 지난 6월 체결한 임시 합의의 조건을 이행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미국과 이란 사이에 현재 협상이나 대화가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예정된 회담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트레이시 슈차트 닌자트레이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뉴스 피로감(headline fatigue)'으로 표현하며 "애초에 실질적인 협상이 없었고 지난 2주 동안 물리적 상황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없다고 말한 것은 상황을 바꾸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란 고위 당국자는 17일 로이터에 미국과의 종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이란이 '전면적인 공격 태세(fully offensive)'로 전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히트 쿠마르 제프리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이란 모두 아직 합의를 선택할 만큼 충분한 압박을 받고 있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고통이 이어지고 유가에는 상승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이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 통과 선박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지만 사우디 아람코는 해협 안쪽에서 원유 선적을 재개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앞바다에서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비야르네 실드롭 SEB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원한다면 언제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동의 긴장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졌다.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사우디 군함과 호위함 4척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원유 수송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산 원유 일부를 발트해 우스트루가항에서 흑해 노보로시스크항으로 돌리고 있다. 이를 통해 우스트루가의 수출 여력을 자국산 원유에 배정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