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미국 휴전 연장 불발에 국제유가 3% 급등…브렌트 90달러 돌파
이란 "협상 실패하면 방어 아닌 공세"…트럼프 "이란 항복해야"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이 60일간의 임시 합의 연장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이란이 외교가 실패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17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2.7% 상승한 배럴당 90.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6% 오른 배럴당 84.50달러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17일 체결한 양해각서(MOU)가 이날 만료되는 가운데 양측 모두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양국은 당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60일 안에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최종 합의를 협상한다는 내용의 MOU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 타스님통신을 통해 MOU 연장을 위한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우리는 애초 어떤 협상도 시작하지 않았고 미국이 처음부터 합의를 위반했다"며 "따라서 60일이라는 문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합의 연장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에 "항복의 백기를 들라"고 요구했다. 이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휴전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과의 외교가 실패할 경우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경고까지 내놨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이란은 방어에 의존하는 대신 공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란 기관들은 호르무즈 해협과 더 넓은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옮길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은 이미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원자재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16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3척에 불과했다. 최근 5일 평균 통항 선박도 12척에 그쳤다. 지난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하루 약 130척이 해협을 통과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원유 수입까지 회복하면 브렌트유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밥 맥널리 래피던에너지 사장은 CNBC에 중국이 이란 전쟁 이후 하루 원유 수입량을 400만~500만 배럴가량 줄인 것이 그동안 국제유가 급등을 억제한 주요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높은 석유제품 가격을 활용하기 위해 중국 정유업체들이 원유 수입을 다시 늘릴 가능성이 있다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맥널리는 "중국이 극단적인 원유 수입 감축에서 벗어나는 것은 브렌트유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과 양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