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원유 수출 하루 900만배럴"…국제유가 2%대 하락

美에너지부 "선박 통행 과소집계"…TD증권 추산은 500만배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2018.12.2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하루 900만배럴에 육박한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가 2% 넘게 떨어졌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재개방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지만 실제 원유 수송량이 민간기관의 추정보다 많을 수 있다는 관측이 공급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2.4% 떨어진 배럴당 81.25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약 2% 하락한 87.07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 확대를 위한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유가는 이번 주 들어 여전히 약 4% 오른 상태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최근 7일 평균 하루 약 900만배럴에 달한다고 밝혔다. 송유관을 통한 수송까지 포함하면 걸프 지역 전체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1500만배럴이라는 설명이다.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됐던 원유와 석유제품은 하루 약 2000만배럴이었다. 미국 정부의 집계가 맞는다면 호르무즈를 통한 수출량이 전쟁 이전의 절반 가까이 회복된 셈이다.

美정부 900만배럴 vs 민간 500만배럴

하지만 미국 정부와 민간기관의 추산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TD증권은 현재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 수출을 하루 약 500만배럴로 추산하고 있다. 라이언 맥케이 TD증권 상품전략 책임자는 이 정도 물량은 시장이 필요로 하는 수준에 "전혀 근접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라이트 장관은 민간기관의 집계가 실제 수송량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군과 에너지부가 걸프 지역을 빠져나가는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해 "가장 정확한 가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일부 선박이 은밀하게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민간업체들이 통행량을 제대로 집계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수요 전망이 약해진 것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16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감소폭이 하루 51만배럴 확대된 것이다.

공급 역시 크게 줄어든 상태다. IEA에 따르면 7월 세계 원유 공급은 전년 동월보다 하루 630만배럴 감소했으며 걸프 지역에서는 하루 830만배럴의 생산이 중단됐다.

호르무즈 통제권 놓고 美·이란 주장 엇갈려

중동의 해상 운송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이번 주 오만만과 홍해에서 선박 공격이 이어졌고 이란의 동맹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지잔 지역의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놓고도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란은 해협을 폐쇄한 상태이며 미국이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완전히 재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이란과의 합의를 통해 해협 통행량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지만 아직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에너지 고문을 지낸 아모스 호흐슈타인은 CNBC에 "우리가 아는 한 가지는 정치적 발언을 할인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미·이란 양측의 호르무즈 관련 주장을 두고 "시장 관리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