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월 CPI에 쏠린 눈…'말뿐인 매파' 워시, 9월 금리인상 시험대

근원 CPI 전월비 0.2% 상승 전망…0.3~0.4%면 인상론 급부상
7월 FOMC서 3명 인상 주장…물가 둔화하면 9월 동결 명분

뉴욕시 소재 한 애플 매장/2026.7.30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를 점칠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7월 고용이 예상 밖으로 감소했지만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 경우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취임 이후 인플레이션 억제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금리 인상에는 나서지 않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에게 이번 물가지표가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

11일 로이터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7월 CPI는 전월보다 0.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6월 CPI는 6년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4%로 6월 3.5%에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 기록한 3년 만의 최고치 4.2%와 비교하면 물가 상승세가 상당폭 꺾이는 셈이다.

하지만 연준이 더 주목할 지표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다. 7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2.5% 올라 6월 2.6%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 CPI가 예상대로 0.2% 상승하는 정도라면 연준이 경계심을 유지하겠지만 금리 인상을 결정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반면 근원 CPI 상승률이 0.3%, 특히 0.4%에 이를 경우 9월 금리 인상 전망이 급격하게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가 떨어져도 여전히 서비스 물가는 높아

문제는 헤드라인 물가보다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다. 7월 초 휘발유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체 CPI 상승률을 낮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비스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임대료와 운송비 등을 포함한 서비스 가격은 지난 12개월 동안 3.2% 올라 올해 초 2.9%보다 오히려 상승률이 높아졌다.

올해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은 유가 상승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의 잔여 효과에서 비롯됐지만 근본적인 인플레이션이 2.5% 이상에서 고착되고 있다는 점이 연준의 고민이다.

다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연준의 개입 없이 이러한 물가 상승률이 추가로 낮아질 것이라는 뚜렷한 징후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에 3명이 반대하며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다만 최근 고용시장 둔화는 연준의 인상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7월 고용은 6개월 만에 처음 감소했다. 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연준이 적어도 10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명분이 커질 수 있다.

현재 시장 역시 인상과 동결 사이에서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1일 기준 시장이 반영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48% 수준이다.

WSJ "워시의 강경 발언 시험대"

WSJ은 이번 물가지표가 워시 의장의 통화정책 신뢰도를 시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워시는 취임 이후 인플레이션 억제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지만 지난달 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도 물가가 내려가지 않을 경우 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의구심을 키웠다.

특히 워시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연준의 긴축 역할 일부를 대신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물가 목표를 재정의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WSJ은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워시가 말뿐 아니라 실제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의지가 있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고 전했다.

연준 내부의 인상 압력도 만만치 않다. 7월 FOMC에 참석한 19명 가운데 10명이 회의 이후 공개 발언에 나섰고 투표권자 가운데 최소 6명은 물가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향후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 가운데 3명은 이미 지난달 회의에서 인상을 주장했다.

7월에 이어 8월 물가까지 강하게 나오면 워시는 금리를 올리거나 동결을 고수하면서 연준 내부의 추가 반대표를 감수해야 할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예상보다 온건하게 나오면 매파들의 인상 명분이 약해지고 워시에게도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WSJ은 9월 인상을 넘길 경우 결정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다음 FOMC가 미국 중간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열리기 때문에 연준이 이때 첫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어서다. 결국 9월에 움직이지 않는다면 금리 인상 결정이 12월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