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0.32%↓…이란 불확실성·유가 5% 급등에 숨고르기[뉴욕마감]

S&P500 사상 최고치 찍고 보합권 후퇴…WTI 82달러·브렌트 87달러
인텔 4%·엔비디아 2.9% 하락…9월 금리인상 확률 52%로 낮아져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증시가 이란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급등 속에서 소폭 하락했다. 지난주 3대 지수가 2025년 4월 이후 최고의 한 주를 보낸 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06% 내린 7753.1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32% 하락한 2만6605.3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1% 밀린 5만3975.98로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놓고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국제유가가 5% 급등한 것이 증시에 부담을 줬다. 인텔과 엔비디아 등 주요 반도체주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美·이란 협상 난항에 유가 5% 급등…WTI 82달러

이란은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지만 미국과의 직접 협상에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미국이 지난 6월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계속 위반하고 이에 대한 배상도 하지 않는 한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호르무즈 해협이 조만간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는 합의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악시오스에 미국이 이란과 "절반쯤 협상(semi-negotiating)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히며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반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5.1% 상승한 배럴당 82.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5% 오른 배럴당 87.72달러로 마감했다.

톰 헤인린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 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기록적인 마진과 기록적인 기업이익이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어온 이야기"라면서도 "그 위에 이란 분쟁이 겹치면서 위험선호 심리를 켰다가 다시 끄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전의 직접적인 시장 충격은 에너지 부문과 유가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유가가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보다 높은 수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인린 전략가는 "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경로가 전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의 위험 프리미엄이 유가에 계속 반영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세계 경제가 우회책을 통해 버티고 있지만 그런 우회책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재고가 3억배럴 아래로 떨어져 1983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유가를 둘러싼 우려를 키웠다.

재커리 힐 호라이즌인베스트먼츠 포트폴리오관리 책임자는 미국과 이란의 반복되는 긴장과 완화에 대해 "모두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 지쳤다"고 CNBC 방송에 말했다.

다만 그는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될 때마다 그 강도는 이전보다 작아지고 있다"며 이번 실적 시즌의 기업 펀더멘털이 강하다는 점도 증시의 충격을 제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텔 4%·엔비디아 2.9%↓…반도체 약세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하락도 지수를 압박했다.

인텔은 150억달러 규모의 보통주 발행 계획을 밝힌 뒤 4% 떨어졌다.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엔비디아는 2.9% 하락했고 애플도 1.5% 밀렸다. 대형 기술주 약세로 나스닥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뉴욕증시는 지난주 강하게 반등한 만큼 차익실현 부담도 안고 있었다.

S&P500, 나스닥, 다우 등 3대 지수는 지난주 나란히 2025년 4월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S&P500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을 사상 최고 종가로 마쳤다.

고용 악화에 9월 금리인상 확률 67%→52%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지난 7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예상과 달리 감소하면서 노동시장 둔화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고용 악화로 연준이 당장 금리를 추가로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약 52%로 반영했다.

일주일 전 약 67%에서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다만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절반을 웃도는 만큼 시장의 시선은 오는 12일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하고 있다. 고용 둔화로 약해진 금리인상 전망이 물가 지표를 통해 다시 강화될지가 이번주 뉴욕증시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