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호르무즈 협상 난항…WTI 5% 급등해 다시 80달러 넘겨
트럼프 "이란과 절반쯤 협상 중"…추가 공습 대신 해상봉쇄로 압박
이란 "美 봉쇄부터 풀어야 호르무즈 개방"…지난주 7% 급락한 유가 반등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국제유가가 5%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주 호르무즈 개방 합의 기대에 7% 넘게 떨어졌던 유가는 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다시 배럴당 80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약 5% 상승한 배럴당 82.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약 5% 오른 배럴당 87.72달러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제한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란도 미국이 해상봉쇄를 먼저 해제해야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할 수 있다고 맞서면서 협상 타결 기대가 약해졌다.
◇트럼프 "절반쯤 협상"…추가 공습 대신 경제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절반쯤 협상(semi-negotiating)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적인 대규모 공습보다는 미국의 해상봉쇄를 유지해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안고 있는 이란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위한 시간을 주겠다며 지난 1일 예정됐던 이란 공격을 취소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둘러싼 양측의 협상은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합의가 곧 나올 수 있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한 주 동안 7% 넘게 급락했다. 그러나 합의 발표가 계속 늦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입장이 다시 강경해지면서 유가가 급반등했다.
◇이란 "美 해상봉쇄 풀어야 호르무즈 개방"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앞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부터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해상봉쇄가 계속되는 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필요한 조건은 갖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이란 타스님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경로를 놓고 양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17일 상선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선박들이 어떤 항로를 이용할지를 놓고 다시 충돌하면서 합의는 빠르게 무너졌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적 보호 아래 오만 연안을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유조선들을 여러 차례 공격했고,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이란 영해를 이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이란에 여러 차례 공습을 가하고 해상봉쇄를 다시 시행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도 빠르게 줄고 있다. 미국의 SPR 원유 재고는 3억배럴 아래로 떨어져 1983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주 유가를 끌어내렸던 호르무즈 개방 기대가 약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시 미국과 이란이 해상봉쇄와 통항 조건을 놓고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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