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금리인상 속도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물가 상방위험 경계"
일본은행 7월 회의 의견요약 공개…"인플레 2% 접근, 추가 상승 막아야"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은행(BOJ) 내부에서 물가의 상방 위험이 커지면서 시장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를 높여야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BOJ의 정책 초점이 물가를 2%까지 끌어올리는 데서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막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10일 BOJ가 공개한 지난달 30~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의견요약에 따르면 9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한 명은 "기조적인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2%에 접근하고 있고 이전보다 물가의 상방 위험을 더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은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BOJ 역시 물가가 예상보다 높아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인상폭을 확대할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 위원은 "BOJ는 일정한 금리인상 속도를 고수하기보다 해외 금융환경 변화 등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금리인상 폭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OJ는 지난달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1%로 동결했지만 엔화 약세가 물가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며 9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의견요약에서 당시 회의의 매파적 분위기가 더욱 뚜렷하게 확인되면서 조기 금리인상 전망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위원은 BOJ의 정책 초점 자체가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은 정책의 중심이 "기조적인 CPI 상승률을 2%까지 끌어올리는 것"에서 "기조적인 CPI 상승률이 추가로 위쪽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다리는 데 따른 위험이 미미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통화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위원도 정확한 중립금리 수준을 특정하기 어렵더라도 현재 정책금리가 대략적인 중립금리 추정 범위의 하단보다 낮은 만큼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BOJ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중립금리 수준을 1.1~2.5%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정책금리 1%는 이 범위의 하단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위원은 통화정책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정책 결정의 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기 금리인상 전망을 강화한 주요 배경에는 엔화 약세가 있다. 엔화는 지난달 달러 대비 4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일본의 수입물가를 끌어올릴 위험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일본 당국은 지난달 BOJ의 금리 동결 결정 직전 외환시장에 개입해 엔화를 매수했고, 이튿날에는 미국도 일본과 함께 엔화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섰다.
이번 의견요약 발표 직후 엔화 움직임은 크지 않았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오전 한때 달러당 158.05엔 안팎으로 소폭 상승해 엔화 가치가 다소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연내 추가 인상을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오버나이트인덱스스왑(OIS) 시장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66%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10월까지 인상될 가능성은 96%에 달한다.
지난달 회의에서 연속 금리인상을 공식적으로 주장한 위원은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 한 명이었다. 하지만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도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전망의 상방 위험이 이전보다 커졌다고 강조하며 전반적으로 매파적인 태도를 보였다.
BOJ 내부에서는 향후 금리인상의 시점뿐 아니라 속도와 폭까지 경제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위원은 추가 금리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판단하면서 중동 정세와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외환시장 움직임 등의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국면에서는 기조적인 물가 흐름의 상방 위험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BOJ 내부 논의의 무게중심은 추가 금리인상 여부보다는 인상의 시기와 속도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되고 엔화 약세가 추가적인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가할 경우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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