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되찾은 S&P…CPI가 '9월 금리인상' 가른다[월가프리뷰]

7월 CPI 3.4% 예상…예상 웃돌면 증시 매도세 경고
9월 인상 확률 60% 육박…PPI·소매판매, 반도체 실적도 주목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증시가 기술주를 앞세워 사상 최고치로 복귀한 가운데 이번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랠리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최대 시험대로 떠올랐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7월 물가가 다시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상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주 두 달 만에 처음으로 사상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한동안 급락했던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증시를 끌어올렸다. 지난 4일까지 4거래일 동안 S&P500은 5.75% 뛰어 2025년 4월 이후 가장 큰 4거래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다소 진정된 것도 증시에 힘을 보탰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

매슈 미스킨 매뉴라이프존핸콕인베스트먼츠 공동 최고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시장은 인플레이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다음주 물가지표가 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을지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반등으로 S&P500의 올해 상승률은 지난 6일 기준 12%를 넘어섰다. 기업들의 분기 실적도 2개 분기 연속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면서 증시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맷 오턴 레이먼드제임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수석 시장전략가는 "특히 좋은 실적을 내야 했던 일부 대기업에서 강력한 실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7월 증시 급락의 상당 부분이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몰리고 기대가 과도하게 높아졌던 데 따른 것이라며 지난달 조정을 통해 이러한 과열이 일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번주 최대 관심사는 12일 발표되는 7월 CPI다.

로이터가 지난 6일까지 실시한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2.5%로 전망됐다.

최근 몇 달 동안 물가상승률이 둔화한 가운데 이번 CPI가 예상에 부합하거나 그보다 낮게 나오면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를 낮출 수 있다.

도미닉 파팔라도 모닝스타웰스 수석 멀티에셋 전략가는 "지난 두 달 동안 CPI가 하락한 것이 연준의 올해 금리인상을 막기에 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수요일 CPI가 다시 반등해 전망치를 웃돈다면 그 소식에 주식시장이 매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연준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둘러싼 의견차가 커졌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12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3명이 금리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금리선물 시장은 지난 6일 기준 오는 9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약 60% 반영하고 있다.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미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며 주식시장 랠리의 주요 위험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채권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높아져 주식시장에 부담을 준다. 소비자와 기업의 차입 비용도 높여 경제성장과 기업 실적을 압박할 수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7월 말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국제유가가 지난주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10년물 금리도 4.67%까지 떨어졌다.

미스킨 전략가는 "시장이 유가 변동성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유가가 계속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이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다시 격화해 유가가 반등할 경우 물가와 국채금리를 거쳐 증시에 다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CPI 이외에도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잇따른다.

13일에는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돼 기업 단계의 물가 압력을 보여준다. 14일에는 미국 경제의 핵심인 소비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소매판매 지표가 나온다.

지난 몇 주 동안 이어졌던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는 다소 한산해지지만 인공지능(AI)과 기술주 랠리에 영향을 줄 만한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남아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 등이 이번주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반도체주는 올해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막대한 투자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올해 들어 70% 올랐다. 하지만 6월 말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17% 넘게 낮으며 최근 하루에도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오턴 전략가는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다고 확신하려면 SOX를 구성하는 여러 종목에서 더 광범위한 기술적 회복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은 전반적으로 고무적이었지만 아직 위기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하기까지는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