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AI 투자가 키운 반도체값…인플레 파급효과 점검"

"메모리·로직칩 가격 상승, 광범위한 물가압력인지 논의"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2026.7.29 ⓒ 로이터=뉴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가격 상승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지를 정책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이번 회의에서 기업 설비투자(CAPEX) 확대가 메모리와 로직칩, AI 인프라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논의했다"며 "이 같은 가격 상승이 보다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특정 산업에 국한된 현상인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고 밝혔다.

워시 의장이 AI 투자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을 FOMC 핵심 논의 주제로 직접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연준은 AI 투자가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해 왔지만, AI 투자 자체가 새로운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는지를 공식적으로 설명한 적은 없었다.

그는 또 최근 AI 관련 첨단 장비와 소프트웨어 투자가 최근 4개 분기 기준 약 20% 증가했다며 "이는 제조업 생산의 건전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급 측면에서 이러한 투자가 언제,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워시 의장은 이번 FOMC에서 모두 네 가지 정책 질문을 집중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우선 지난 5년간 이어진 고물가가 현재의 통화정책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점검했고, 팬데믹 공급망 충격과 군사분쟁, 에너지 공급 차질, 관세 인상, AI 투자 확대 등 서로 다른 경제 충격이 생산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준금리 외에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금융여건에 얼마나 완화적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물가안정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연준에는 느슨한 암묵적 물가목표는 없다"며 "오직 하나의 목표만 있을 뿐이며 그것은 2%"라고 말했다.

이어 "5년 넘게 지속된 높은 인플레이션이 몇 주 혹은 한 달의 물가 둔화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이번 연준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물가안정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향후 금리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축소하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워시 의장은 "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심판(referee)이 아니라 공(ball)을 보기 시작하고 있다"며 "시장은 연준의 발언보다 실제 경제지표와 경제 여건에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