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호황이 오히려 부담"…SK하이닉스 향한 월가의 시선

블룸버그, 메모리값 급등에 빅테크 수요 둔화 우려
"AI 투자 지속 여부가 관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에 비해 355.48포인트(-5.26%) 하락한 6400.27에 개장했다. 2026.7.28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world’s hottest AI trades)으로 꼽혔다가 한 달여 만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최대 고민거리(biggest question mark)로 탈바꿈했다.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실적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메모리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면 고객사들이 사용량을 줄이거나 값싼 대체재를 찾을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28일 SK하이닉스(000660)의 시가 총액이 한 달여 만에 4700억달러 증발했다며 같은 기간 전 세계 상장사 가운데 스페이스X를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28일 오전 장중 160만원 초반으로 떨어지며 며 6월 사상 최고가 대비 약 45% 이상 추락했다. 시가총액도 약 2080조원에서 1150조원 수준으로 줄어 약 930조원이 줄었다.

블룸버그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AI 생태계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시장 우려에 주목했다.

앤디 웡 픽테자산운용 홍콩 멀티에셋 대표는 블룸버그에 "현재 논쟁은 메모리가 공급망 전체의 이익에서 지나치게 큰 몫을 가져가고 있는지 여부"라며 "시장은 SK하이닉스가 공급망에서 너무 많은 마진을 짜내고 있다는 인식을 바꿀 만한 요인이 있는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웡 대표가 운용하는 펀드는 최근 몇 주 동안 SK하이닉스 보유 비중을 줄였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빅테크 기업들이 사용량을 줄이거나 저가 제품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경고했고, 중국 창신메모리(CXMT)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로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 역시 이달 초 남는 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AI 인프라 수요가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극했다.

이번 주에는 메타를 비롯한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설비투자를 계속 늘릴지, 향후 메모리 수요를 어떻게 전망하는지에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29일 또 한 번의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는 실적이 기대를 웃돌아도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일 예상을 웃돈 잠정실적을 발표한 뒤에도 6% 넘게 떨어졌고, 아시아 기술주 전반을 끌어 내렸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