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8% 안팎 급락…美, 이란 공습 중단에 브렌트 88달러로

브렌트 17일·WTI 16일 이후 최저…휴전 기대에도 "호르무즈 제약"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 박물관에 전시된 이란 드론. 2025.11.1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미국의 대이란 공습 중단에 따른 외교 기대감으로 8% 가까이 급락하며 1주일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휴전 분위기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정상화되지 않아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8.42달러(8.7%) 급락한 배럴당 88.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6.70달러(7.5%) 내린 배럴당 82.61달러로 마감하며 지난 1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 물동량 감소와 홍해 확전으로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지만, 미국이 주말 이란 공습을 전격 중단하면서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축소됐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 시간을 주기 위해 대이란 공습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이란과 좋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외교가 실패할 경우 "강력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라크에서 발사된 드론을 요격했고,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 원유 수출 거점인 얀부와 연결된 사우디 원유 공급 및 수송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유가 하락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PVM의 존 에번스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시장은 끊임없이 긍정적인 소식을 찾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군사행동 중단은 긍정적이지만 원유 공급이 곧 정상화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추가로 하락하려면 일시적인 휴전이 아니라 높은 유가로 수요가 위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란의 비공식 휴전에도 실제 원유 공급 차질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톤X의 알렉스 호데스 에너지시장 전략 책임자는 "6월 중순의 일시 휴전 이후에도 선박 운항량은 크게 줄어든 상태"라며 "중동산 원유 수출이 제한되면서 사우디 원유는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더 길고 비용이 많이 드는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주말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하루 10척에도 미치지 않았다.

SEB리서치의 올레 흐발뷔 애널리스트는 "전쟁 전 하루 약 2000만배럴 수준이던 호르무즈 통과 원유와 석유제품 물량은 현재 약 15%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정치적 휴전이 당장 원유 공급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홍해에서도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항량이 감소했다. 다만 중국 초대형 유조선 1척은 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