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키옥시아 레버리지ETF 美상장 행렬…韓반도체처럼 변동성 우려

블룸버그 "최소 9개 승인대기…삼성·SK하이닉스 사례처럼 변동성 키울 수도"

일본 이와테현 기타카미시 소재 키옥시아 건물. 2024.12.1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메모리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관련 레버리지 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운 사례가 일본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기 스트래티지스(Corgi Strategies), 그래니트셰어스(GraniteShares), 터틀캐피털(Tuttle Capital) 등 미국 자산운용사들은 키옥시아 주식과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증권당국 제출 서류에 따르면 키옥시아 주가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거나 반대로 2배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 등 최소 9개의 ETF가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실제 상장될 경우 일본 기업 가운데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가 미국에 상장되는 첫 사례가 된다.

AI 열풍에 레버리지 ETF 2700억달러 시장으로 성장

레버리지 ETF는 주식과 선물, 옵션 등을 활용해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이상 확대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AI 투자 열풍을 타고 관련 상품 시장 규모는 현재 약 2700억달러까지 성장했다.

키옥시아는 AI 메모리 대표주로 부상하며 지난 6월 한때 일본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지만 이후 AI 투자 우려가 커지면서 시가총액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일본 대형주 가운데 가장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터틀캐피털의 매슈 터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투자자들이 접근하고 싶어 하는 흥미로운 일본 기업이 많다"며 "일본이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의 다음 성장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사의 'T-REX 2X 롱 키옥시아 데일리 타깃 ETF'를 이르면 다음 달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키옥시아 레버리지 ETF 역시 본주의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장 마감 무렵 포지션을 조정(리밸런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헤지펀드와 시장조성자들이 예상 거래를 미리 선반영하면서 주가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오르투스 어드바이저스의 앤드루 잭슨 일본 주식전략 책임자는 "최근 한국에서 나타난 것처럼 레버리지 ETF는 정상적인 시장 메커니즘을 왜곡하고 변동성을 크게 확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AI 관련 종목의 과열을 더욱 증폭시켜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투자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가 급증하면서 변동성이 커졌고, 금융당국은 신규 개별주 레버리지 ETF 상장을 중단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AI 반도체주 급등락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연율 기준 75%를 웃도는 반면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7%, 미국 S&P500은 13% 수준이라고 전했다.

키옥시아 외에도 미국 운용사들은 일본 대표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 출시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터틀캐피털은 소프트뱅크그룹, 닌텐도, 메타플래닛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이며, 디렉시온(Direxion)은 도쿄일렉트론과 도요타자동차, 테마스 ETF 트러스트는 후지쿠라와 레이저텍 등을 추종하는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현행 규정상 분산투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의 국내 상장이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일본 투자자들은 해외 증시에 상장된 해당 상품을 증권사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

월가에서는 키옥시아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애널리스트들의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110% 이상 높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