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100달러 돌파…홍해 유조선 피격에 중동 공급망 불안 고조

후티, 사우디 유조선 2척 공격 주장…트럼프 "이란 대규모 공격 검토"

지난 2024년 9월 6일(현지시간) 홍해에서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받은 그리스 선적 유조선 '수니온'호가 불타고 있다. (플래닛랩스 제공) 2026.07.2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한층 커졌다.

23일(현지시간)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전장보다 6% 넘게 급등하며 배럴당 100.6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 5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도 약 6% 오른 92.1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와 WTI 모두 이달 들어 상승률이 30%를 넘어섰다.

유가 급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유조선 공격이다. 후티는 이번 주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뒤 홍해에서 사우디 유조선 2척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홍해에서 후티가 선박을 공격할 경우 그 책임을 이란에 묻겠다며 "대규모 군사적 응징"을 경고했다.

이어 악시오스(Axios) 인터뷰에서는 "이란에 대한 그 어느 때보다 큰 규모의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며 "결정에 매우 가까이 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이 공격당할 때마다 이란의 교량이나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이란은 미국이 실제 공격에 나설 경우 역내 미국 관련 기반시설과 에너지 시설을 보복 대상으로 삼겠다고 맞섰다. 이란 국영 타스님통신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의 교량이나 발전소를 공격하면 역내 에너지 시설과 기반시설을 타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해·호르무즈 동시 불안…"146달러도 가능"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원자재 전략총괄은 CNBC 방송에 이번 사태로 전선이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홍해까지 확대되면서 원유 공급망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동 긴장이 계속 고조될 경우 브렌트유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록했던 배럴당 128달러를 넘어설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2008년 최고치인 146달러도 돌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도 원유 공급에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

크로프트는 우크라이나가 이달 흑해와 아조프해에서 150척이 넘는 유조선을 공격하면서 카스피해 송유관 컨소시엄(CPC)의 흑해 원유 선적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 원유 수출의 약 80%가 이 송유관을 이용하는 만큼 대체 수출 경로가 제한돼 하루 170만배럴 규모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