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코스피, 비트코인보다 출렁여"…AI·빚투·개미發 변동성

올해 변동성 60% 넘어 비트코인 웃돌아…AI 쏠림에 레버리지 ETF까지
외국인 160조 순매도·개인은 100조 순매수…"반도체 조정에 충격 증폭"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 2026.7.21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올해 한국 증시의 코스피가 비트코인보다 더 큰 변동성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가 주목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로 투자금이 집중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매매가 주가 등락을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간) "올해 코스피 변동성이 60%를 넘으며 일본 닛케이225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고 비트코인보다도 심하게 흔들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키운 원인으로 반도체 쏠림, 레버리지 ETF, 개인투자자 중심의 매매를 꼽았다.

가장 큰 배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과도한 집중이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두 회사의 시가총액 비중이 코스피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코스피를 추종하는 펀드는 사실상 AI 산업에 투자하는 상품과 다름없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비유했다. 실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6월 말에도 전체 831개 종목 가운데 650개 이상은 오히려 하락했다.

문제는 AI 관련 주식의 가치가 투자심리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AI 플랫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아직 최종 소비자로부터 충분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 기대와 우려가 반복될 때마다 주가 변동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레버리지 ETF도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국에서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레버리지 ETF 투자가 급증했으며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잇따라 상장됐다.

이들 상품의 90%는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초 종목과 레버리지 ETF를 합친 거래대금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시장 영향력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지난달 말 한국의 레버리지 ETF 자산 규모가 연초 50억달러에서 40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며 "한국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위험 요인은 레버리지 ETF"라고 평가했다.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매수도 변동성을 키우는 배경으로 꼽혔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코스피에 100조원 이상을 순투자한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줄이기 위해 약 1080억달러(약 160조원) 규모의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블룸버그는 기관투자자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고 장기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오르면 추격 매수하고 하락하면 일제히 매도하는 경향이 있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스프링 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게리 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2분기 메모리 반도체 랠리의 상당 부분이 레버리지 투자에 의해 주도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바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