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상승률인데 베어마켓"…'AI 증시' 코스피 당혹 반전
로이터 한국증시 집중조명…짐 로저스 "아직 살 때 아니다"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이 이끈 한국 증시가 '가장 당혹스러운 반전'을 연출하며 AI 랠리의 힘과 위험을 동시에 보여줬다고 로이터통신이 평가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폭발적인 실적이 증시를 끌어올렸지만 신용거래와 특정 종목 쏠림이 상승과 하락을 모두 증폭시키며 코스피는 세계 최고 상승률과 베어마켓을 동시에 기록하는 이례적인 장세를 연출했다.
로이터는 14일 '세계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한국 베어마켓(약세장)의 내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코스피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5000선 목표를 훌쩍 넘어 9000선까지 치솟았지만 불과 몇 주 만에 약세장으로 돌변했다.
올해 상승률은 여전히 약 60%에 달해 10%가량 오른 MSCI 세계지수를 크게 웃돌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롤러코스터 장세는 AI가 주도한 한국 증시의 힘과 위험을 동시에 드러낸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폭발적인 이익 증가가 여전히 투자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신용거래가 랠리를 과열시킨 데다 상승세가 두 종목에 집중되고 실물경제와의 괴리까지 커지면서 규제당국의 경계와 투자자의 손실 위험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인도수에즈웰스매니지먼트의 프랜시스 탄 아시아 수석전략가는 "이번 조정은 탐욕스러운 투자자와 지나치게 두려워했던 투자자 모두에게 경종을 울린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반도체주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했다면 좋은 진입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이미 비중이 높다면 칩주 투자가 얼마나 변동성이 큰 게임인지 상기시켜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쏠린 시장 구조, 신용거래와 레버리지 투자 확대, 외국인 매도 이후 개인투자자가 시장을 떠받친 수급이 최근 한국 증시 변동성을 키운 핵심 요인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AI 랠리에서는 상승을 증폭시켰던 구조가 조정 국면에서는 하락폭을 키우는 부메랑이 됐다는 것이다.
CLSA의 알렉산더 레드먼 수석 주식전략가는 "한국은 여전히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크게 비중을 확대한 시장이지만 나는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의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들이 신용거래를 상당히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역시 한국 증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로이터에 "나는 계속 오르기만 한 시장은 좋아하지 않는다"며 "우울함과 비관론이 가득한 시장을 선호하는데 한국은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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