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다시 강세…"이란전쟁보다 유가·연준 금리가 더 큰 변수"

유가 급등에 안전자산 매수·금리인상 기대 동반…엔화 40년 최저권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100달러 지폐를 살펴보고 있다, 2025.8.5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며 달러의 안전자산 특징이 부각됐다.

9일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96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달러·엔 환율은 162.43엔으로 일주일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엔화는 40년 만의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임시 평화 합의가 끝났다고 선언한 데 이어 미군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에 나서면서 국제유가는 사흘 동안 10% 가까이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8달러 후반에서 거래되며 2주 만의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달러 강세의 핵심 배경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가 자리한다.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는 로이터에 "중동 긴장 재고조가 자산시장에 전쟁 프리미엄을 다시 반영하고 있다"며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7주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87%까지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케빈 워시 의장 취임 후 처음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일부 위원이 당시 회의에서 즉각적인 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나며 매파적 분위기가 확인됐다.

블룸버그는 달러가 안전자산이라는 전통적 지위뿐 아니라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라는 점에서도 유가 상승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거래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지는 만큼 에너지 가격 상승은 달러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달러 강세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웰스파고의 에릭 넬슨 전략가는 "현재 달러 랠리는 다소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7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 강세와 매파적 연준 서사는 여름 후반부터 다시 힘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