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AI 투자도 물가 자극" 우려…6월 FOMC서 금리 인상론 확산

워시 첫 회의 의사록 "물가 상방 위험 여전"…일부 위원은 즉각 인상
포워드가이던스 전면 삭제도 지지…"중동 정세가 향후 정책 좌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2026.6.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위원들이 지난달 회의에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까지 우려하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체제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일부 위원이 즉각적인 금리 인상까지 주장했고, 포워드가이던스(선제적 정책 예고)를 사실상 폐기하는 데도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8일(현지시간) 공개된 6월 16~17일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정책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하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지만, 물가 전망을 둘러싼 우려는 오히려 커졌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물가안정에 대한 상방 위험은 여전히 높은 반면 최대고용 달성의 하방 위험은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몇몇(several) 참석자는 가격 상승 압력이 보다 광범위해졌으며 운송비, 항공료, 석유화학 제품, 농업 투입재 등 다양한 품목에서 상당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도 거의 둔화되지 않은 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적시했다.

의사록에는 AI 투자 확대가 새로운 인플레이션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와 관련 수요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정책 토론에 새롭게 포함됐다.

회의에서는 금리 전망도 매파적으로 기울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소수(a few)의 참석자는 이번 회의에서도 금리를 인상할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들은 최종적으로는 다른 위원들과 함께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는 데 동의했다.

전체적으로는 견해가 두 갈래로 나뉘었다.

대다수(most)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이 시간이 지나면서 2% 목표를 향해 둔화할 가능성을 예상했지만, 동시에 상당수는 물가가 높은 수준에서 지속될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특히 후자의 시나리오를 제시한 참석자 가운데 거의 모두(almost all)는 높은 물가가 지속될 경우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지난 4월 제롬 파월 전 의장 시절 회의에서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의견까지 나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워시 의장 취임 이후 첫 회의 의사록에서는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의견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 의사록에서는 워시 의장의 정책 운영 방식 변화도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위원 다수는 성명서를 간결하게 줄이는 데 찬성했고, 대부분은 "다음 정책 변화는 금리 인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하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6월 성명에서는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포워드가이던스가 전면 삭제됐다. 이는 특정한 정책 경로를 미리 약속하지 않겠다는 워시 의장의 의중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의사록은 또 워시 의장이 통화정책 운영 방식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기 위한 5개의 태스크포스(TF) 설치 계획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에 대한 위원들의 토론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의사록은 분량도 약 1000단어 줄어 이전보다 약 20% 짧아졌다. 시장에서는 워시 의장이 의사록 형식까지 대폭 바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전반적인 구성은 기존 틀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사록 공개 이후 금융시장 반응은 크지 않았다.

미국 증시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국채 금리도 상승폭을 일부 되돌렸다. 다만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는 9월 또는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계속 반영했다.

제프리 로치 LPL파이낸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의사록에는 서로 경쟁하는 여러 정책 시각이 담겨 있어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다"며 "분명한 것은 향후 통화정책이 중동의 정치·지정학적 상황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위원회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경제지표가 충분한 명확성을 제공하기 전까지 특정 정책 경로를 약속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