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2Q 실적에 월가 "높아진 기대 충족…AI메모리 쇼티지 여전"

블룸버그 "막대한 투자와 기업가치 정당화"…FT "메모리 공급난 내년까지"
로이터 "AI 투자 둔화가 최대 변수"…주가는 차익실현에 하락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7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 등이 오가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 실적 집계 결과 매출 171조원(연결 기준),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26.7.7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자 월가는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반도체주가 이미 급등한 만큼 앞으로는 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검증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7일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 매출은 171조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배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매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실적이 "AI를 둘러싼 막대한 투자와 높은 기업가치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순간"이라며 삼성전자가 시장의 높아진 기대를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가가 장 초반 약세를 보인 것은 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 따른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공급난 지속"…AI 투자만 꺾이지 않으면 호황 이어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실적을 AI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했다.

FT는 삼성전자가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계속 웃돌고 있어 공급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했다고 전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가 일반 D램과 낸드(NAND) 생산 여력을 줄이면서 메모리 전반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AI 서버용 HBM뿐 아니라 일반 서버와 PC, 스마트폰에 쓰이는 메모리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 역시 메모리 가격 강세가 AI 투자 확산으로 HBM 수요가 폭증한 데 이어 일반 D램과 낸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리서치는 2분기 평균판매가격(ASP)이 D램은 전분기 대비 44%, 낸드는 53%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고객사들이 장기 공급계약을 확대하면서 메모리 가격 강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제는 AI 투자 지속 여부가 핵심 변수"

월가는 다만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이어지더라도 앞으로는 AI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가 최대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로이터는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나 전력 부족, 지역 반대 등으로 AI 인프라 투자가 둔화될 가능성을 꼽았다. 다만 메모리 공장 증설에는 수년이 걸리는 만큼 공급 확대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현재의 호황은 과거보다 구조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블룸버그 역시 최근 글로벌 반도체주 변동성이 커진 배경으로 AI 투자 과열과 공급 과잉 우려를 지목하면서도, 삼성전자의 실적은 여전히 AI 메모리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시장의 눈높이가 크게 높아진 만큼 앞으로는 실적이 AI 투자 확대를 계속 정당화할 수 있는지가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의 잠정실적에 앞서 모건스탠리는 AI 투자자금이 반도체에서 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미국 반도체주 약세는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꺾인 것이 아니라 시장 주도주가 확대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