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AI 증시 '와르르'…애플 가격인상·오픈AI IPO 연기설

삼전닉스·키옥시아 약세…亞 반도체주 차익실현 매물

일본 도쿄 거리에서 시민들이 2026년 6월 8일 도쿄증권거래소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를 표시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아시아 증시가 26일 인공지능(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급락세다. 애플의 제품 가격 인상과 오픈AI의 기업공개(IPO) 연기 가능성이 AI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한국과 일본 증시가 큰 폭으로 밀렸다.

이날 오후 들어 일본 닛케이 지수는 4.5% 급락세다. 코스피는 장중 10% 가까이 폭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1% 각각 하락했고, 아시아·태평양 증시 전반을 나타내는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도 약 3% 밀리며 2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인상한 뒤 주가가 6.1% 급락하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0.5% 떨어져 나흘 연속 하락했다.

애플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전자기기 구매업체인 애플조차 원가 부담을 흡수하지 못했다는 점이 AI 수요 지속성과 메모리 업체들의 고수익 구조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오픈AI가 기업가치 1조달러를 고수하기 위해 IPO를 2027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악재로 작용했다.

일본에서는 오픈AI의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그룹 주가가 14% 폭락세다. 전날 실적 호조로 급등했던 아시아 반도체주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일본의 키옥시아 등이 일제히 하락하며 아시아 증시를 끌어내렸다.

프랑시스 탄 인도수에즈웰스매니지먼트 아시아 수석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기업 실적과 미국 경제의 견조한 흐름에 힘입어 지지력을 찾고 있지만, AI 공급망의 핵심인 아시아 반도체 업체들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높았던 만큼 작은 악재에도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G의 파비앙 입 시장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이 AI 업그레이드 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며 "오픈AI의 IPO 연기 가능성도 최근 기술주 변동성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반도체 업황 자체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간밤 마이크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고, 퀄컴도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이에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59% 상승했지만, 아시아 시장에서는 차익실현 압력이 더 크게 작용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 선박 피격 소식으로 반등했지만 이날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4달러 아래에서 거래됐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0달러선으로 내려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