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AI 수출 호황에 유가 충격 상쇄·경기둔화 우려 완화"
반도체 장비·전자부품 수출가격 급등…AI 붐이 금리인상 여력 키워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붐이 중동발 유가 상승 충격을 상쇄하며 일본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고 일본은행(BOJ)이 평가했다. AI 관련 수출 호조가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부담을 완화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25일 공개한 지난주 금융정책 결정회의 의견 요약문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AI 수요 확대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본격적으로 언급했다.
한 정책위원은 "글로벌 AI 관련 수요 확대에 따른 해외 경기 회복으로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가 상당 부분 완화됐으며 경기 둔화 우려도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른 정책위원도 의견 요약문에서 "글로벌 AI 관련 수요가 예상보다 경제활동과 물가를 더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1%로 인상하며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린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일본은행은 당시 글로벌 AI 수요를 향후 경제와 물가를 좌우할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일본은 엔비디아와 같은 AI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는 않지만 반도체 제조 장비와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어 AI 투자 확대는 일본 수출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5월 수출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7% 상승해 1979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전기·전자제품 수출가격은 23.9% 급등하며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6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우치다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도 지난 19일 의회에서 "4월에는 유가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고 교역조건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했지만 최근에는 AI 붐에 힘입어 반도체 제조 장비와 AI 관련 제품의 수출 물량뿐 아니라 가격까지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이 같은 수출가격 상승이 유가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AI 수출 호조는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닛케이225 지수는 이번 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일본이 글로벌 AI 투자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국 가운데 하나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금리 인상 직후 실시한 경제학자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90%가 올해 안에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은 오는 10월 추가 인상을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AI 투자 확대가 미국과 한국에서도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확대가 경제를 지탱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를 뒷받침하고 있고, 한국 역시 AI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되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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