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급락에 세계 흔들"…외신들, 코스피 AI 영향력 주목
블룸버그 "韓, AI 투자 진원지"…CNN "월가 AI 매도세 출발점은 韓"
日닛케이 "SK하이닉스 보도가 글로벌 매도세 발화점"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 급락으로 촉발된 한국 증시 조정이 미국과 유럽 반도체주 매도세로 번지면서 주요 외신들이 한국 시장의 영향력 확대에 주목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의 최대 수혜 시장으로 떠오른 한국이 이제는 글로벌 기술주 랠리의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시장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23일(현지시간) "한국의 AI발 급락장이 2900억달러 규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대한 우려를 되살렸다"며 한국 증시 조정이 미국과 유럽 기술주 매도세로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코스피는 10% 가까이 폭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나란히 12% 이상 급락했다. 이후 뉴욕 증시에서는 마이크론이 13%, AMD가 6%, 퀄컴이 8% 가까이 추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8% 급락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정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고 평가했다. 노무라의 찰리 맥엘리곳 크로스에셋 전략 총괄은 "한국은 AI 병목현상(AI bottleneck) 투자 테마의 진원지"라며 "레버리지 ETF라는 시장 구조가 결합되면서 작은 충격이 글로벌 폭풍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허리케인이 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CNN도 이날 "월가가 AI 매도세에 짓밟히고 있다. 한국 증시는 10% 폭락했다(Wall Street is getting trampled by an AI sell-off. South Korean market plunges 10%)"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증시를 글로벌 기술주 조정의 출발점으로 지목했다.
CNN은 "AI를 둘러싼 불안감이 한국에서 본격적인 공포 매매로 번졌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급락이 한국 증시 전체를 끌어내렸고 이후 미국 증시의 AI 관련 종목들까지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 시장의 급락이 전 세계 투자자들의 AI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번 조정에 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다만 AI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고,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매도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한국발 충격이 세계 증시로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한국 조선일보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생산라인 전환이 일부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한 점을 시장 급락의 발화점으로 지목했다.
해당 보도는 범용 메모리 생산이 최첨단 HBM보다 더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다는 업계 평가를 인용했는데, 시장은 이를 AI 수요 증가세 둔화 신호로 해석했다는 설명이다.
닛케이는 한국 증시 급락 이후 일본 닛케이225와 네덜란드 ASML 등 글로벌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동반 하락했고, 미국 증시 개장 이후에는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까지 급락했다고 전했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약 1조500억달러 감소했다.
신문은 AI 투자 붐 속에서 "놓쳐서는 안 된다(FOMO·Fear Of Missing Out, 포모)"는 심리로 반도체주에 몰렸던 자금이 악재가 나타나자 반대로 대규모 매도 압력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AI 투자 테마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이날 급락이 AI 수요 둔화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이 겹친 결과라고 분석하면서도 반도체 업종 전반의 성장 기대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역시 24일 장마감 이후 예정된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AI 인프라 투자 수요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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