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ESG는 낙제점"…MSCI, 러와 동급 최저 'CCC' 부여

IPO 직전 최하위 평가…"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실패"
머스크 "ESG는 사기" 비판 재조명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관련 광고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표출되고 있다.2026.6.14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최근 750억달러 규모 기업공개(IPO)를 마친 스페이스X가 글로벌 지수업체 MSCI로부터 최저 수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을 받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MSCI가 지난 11일 스페이스X에 ESG 최하위 등급인 'CCC'를 부여했다. 이는 MSCI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부에 부여했던 ESG 국가등급과 같은 수준이다.

MSCI는 스페이스X가 "중대한 ESG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으며 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업계 평균에 크게 뒤처진다고 평가했다. 이번 평가는 IPO 하루 전인 11일 이뤄졌다.

MSCI는 또 스페이스X에 '논란(controversies)' 항목 점수 1점(10점 만점)과 함께 오렌지 등급을 부여했다. 오렌지 등급은 기업이 현재 심각한 논란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고 판단될 때 부여되는 것이다.

MSCI 기준상 가장 낮은 단계인 레드 등급은 '매우 심각한 논란'에 직접 연루됐을 때만 부여된다.

FT에 따르면 시장의 우려는 환경이나 사회 문제보다 지배구조에 집중돼 있다. 스페이스X는 IPO 이후 차등의결권 구조와 소수주주 권리 제한, 내부자 중심의 권력 집중, 이해상충 가능성, 이사회 독립성 부족 등의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프레데릭 뒤쿨롱비에르 프랑스 에덱(EDHEC) 비즈니스스쿨 기후연구소 프로그램 디렉터는 FT에 "이번 ESG 평가 결과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상장시장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의 지배구조 공포물(governance horror story)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논란 평가, 매우 낮은 지배구조 평가, 낮은 ESG 종합점수는 IPO 관련 문서만 봐도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는 위성통신 사업 스타링크와 우주사업 부문,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 등을 포함한 그룹 전체 기준으로 지배구조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3.2점을 받았다.

MSCI는 지배구조 부문에서 완벽한 기업을 10점으로 시작한 뒤 문제 요소가 발견될 때마다 점수를 차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FT는 이번 평가가 유럽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며 일부 유럽 자산운용사들은 스페이스X가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성 공시 규정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만약 ESG 기준에 미달한다고 판단될 경우 6조5000억유로 이상을 운용하는 유럽 ESG 펀드들의 투자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뒤쿨롱비에르는 "진지한 ESG 평가기관이나 자체 ESG 심사를 실시하는 펀드라면 스페이스X의 중대한 지배구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는 과거 테슬라 사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테슬라가 S&P500 ESG 지수에서 제외되자 "ESG는 가짜 사회정의 전사들이 무기화한 사기(scam)"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MSCI는 17조달러 이상의 자산이 추종하는 글로벌 대표 지수업체다. 현재 MSCI의 지속가능성·기후 관련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자산 규모만 1조2700억달러에 달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