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항 재개 속 유가 보합…밴스 "하룻밤 새 1250만배럴 통과"
미·이란 평화합의 이행 확인…이란, 이틀 연속 상선 공격 없어
"수송 정상화는 아직"…유조선·재고 부족 우려는 여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소식에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 이후 원유 수송이 일부 재개됐지만 시장은 공급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30센트(0.4%) 오른 배럴당 79.85달러에 마감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9센트(0.2%) 내린 76.60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 주말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를 발표한 이후 11% 이상 급락한 뒤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지난밤 1250만배럴 이상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며 "분쟁 시작 이후 가장 많은 규모"라고 밝혔다.
밴스는 "이란은 이틀 연속 어떤 상선에도 발포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는 합의 사항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전쟁 종식을 위한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에 따라 이란은 향후 60일 동안 통항료 없이 선박의 호르무즈 통과를 보장하고 미국은 해군 봉쇄를 해제하기로 했다.
실제로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2척 이상의 선박이 해군 봉쇄 구간을 통과하도록 허용했다고 밝혔으며 이후 봉쇄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공급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급증한 징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600만배럴을 실은 사우디 유조선 3척이 오만만 해역에서 포착됐다.
케이플러의 맷 스미스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수문이 완전히 열린 상황은 아니다"라며 "선사들은 여전히 호르무즈 통과를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가 공급 차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에너지의 밥 맥널리 대표는 CNBC에 "이번 합의는 사실상 일시적 휴전에 가깝다"며 "호르무즈 안에 묶여 있는 최소 6500만배럴의 원유를 풀어내기 위한 비싼 몸값을 치른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로 걸프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서 여름철 공급 부족을 막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시간을 벌어준 조치인 만큼 실제 공급 정상화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창업자도 "원유 재고는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시장은 이를 무시한 채 호르무즈 재개방만 바라보고 있다"며 "통항 재개가 곧바로 전쟁 이전 수준의 공급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협에 갇혀 있던 선박들이 먼저 빠져나오겠지만 공급 정상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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