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베팅 9년만 최대…日금리인상에도 엔캐리 안놓는다

투기세력 엔화 순매도 11만5000계약 돌파…2017년 이후 최고
BOJ 오늘 금리인상 유력·환시 개입 가능성에도 "달러-엔 금리차 여전"

엔화 지폐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위험 속에서도 엔화 약세 베팅이 9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집계 기준으로 헤지펀드 등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6월 9일 기준 11만5000계약을 넘어섰다. 이는 2017년 11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엔화는 현재 달러당 160엔 안팎에서 거래되며 일본 당국의 환율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수준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엔화 약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일본은행이 16일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로 인상할 것이 유력시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여전히 크고 일본은행의 긴축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엔화 약세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엔화로 자금을 조달한 뒤 미국 달러 등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여전히 큰 점이 투자 매력을 높인다.

실제로 일본은행은 지난해부터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이어왔지만 엔화 약세 흐름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던 이후에도 엔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시장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과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의 다나세 준야 전략가는 "2024년과 달리 현재는 금리인상이나 환율 방어 조치가 더 이상 시장에 충격적인 변수로 인식되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은 개입에 따른 엔화 강세를 오히려 매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4~5월 일본 당국의 환율 개입 당시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곧 다시 확대되며 개입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다만 엔 캐리 청산 공포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 2024년 일본은행이 예상을 깨고 금리인상과 함께 국채 매입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을 당시 엔화가 급반등하면서 대규모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했다. 당시 글로벌 외환시장과 증시는 큰 충격을 받았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