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효과는 무슨…티켓 1000달러·비자 장벽에 美관광특수 실종

유럽발 美주요도시 항공권 예약, 작년보다 오히려 감소
결승전 열리는 뉴욕 호텔업계 월드컵 매출 전망 60% 하향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 내부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공식 브랜드 로고가 설치돼 있다. 이 경기장은 내달 19일 월드컵 결승전이 열릴 예정인 대회 핵심 경기장이다. 2026.6.1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기대했던 관광 특수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텔과 항공업계는 수년 전부터 월드컵이 미국 관광산업에 대규모 특수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예약은 예상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일부 호텔들은 객실 가격을 인하하고 있으며 항공권 예약도 부진한 상황이다.

로이터는 "월드컵을 따라 장거리 원정에 나서는 해외 팬들에 의존했던 기존 흥행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뉴욕 호텔업계는 특히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제이 단다파니 뉴욕호텔협회 최고경영자(CEO)는 "전반적으로 실망스럽다. 다른 표현이 없다"고 말했다.

뉴욕호텔협회는 월드컵 관련 객실 매출 전망치를 기존 예상보다 60% 낮춘 약 6000만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항공 데이터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6~7월 유럽에서 월드컵 개최도시로 향하는 항공권 예약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평균 3.8% 감소했다.

결승전이 열리는 뉴욕의 경우 유럽발 항공 예약이 15.8% 급감했다. FIFA는 당초 뉴욕에 120만명의 팬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호텔업계는 실제 방문객이 50만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호텔은 객실 요금을 대폭 낮추고 있다. 뉴욕 최대 호텔인 힐튼 미드타운의 경우 지난해 말 광고했던 가격보다 절반 수준인 1박 415달러까지 객실료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비용 부담이 꼽힌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티켓 가격을 책정했고 처음으로 수요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도입했다. 여기에 무제한 재판매까지 허용하면서 가격이 더욱 치솟았다.

티켓데이터(TicketData)에 따르면 뉴욕과 마이애미 등 주요 개최 도시 경기 입장권은 현재 최저 가격도 1000달러에 육박한다. 미국 입국 비자 문제와 엄격해진 국경 통제도 해외 팬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영국 축구팬이자 작가인 앤디 밀른은 "주변 친구들 중 상당수가 월드컵 대신 이비자나 라스베이거스로 가서 TV로 경기를 볼 계획"이라며 "훨씬 저렴하게 월드컵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숙박비를 나눠 부담할 수 있는 단기 임대 시장은 수혜를 보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달 투자자 설명회에서 이번 월드컵이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단기임대 분석업체 에어DNA에 따르면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등 개최 도시의 단기 임대 예약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에어DNA의 제이미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드컵 때문에 개최 도시 전반에 여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그 수혜가 전통적인 호텔업계보다는 단기 임대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