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품선물거래위 "스포츠 예측시장 허용…전쟁·암살 베팅 제한"

규제 초안 발표…예측시장 급성장 속 제도권 편입 가속

예측플랫폼 칼시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전쟁과 테러, 암살 관련 예측시장 계약을 제한하는 새 규제안을 공개했다. 반면 스포츠 경기 결과를 대상으로 한 예측시장은 상당 부분 허용하는 방향을 제시하면서 급성장하는 예측시장 산업의 제도권 편입을 가속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CFTC는 10일(현지시간) 예측시장(event contracts) 규제 초안을 발표했다. 예측시장은 선거나 스포츠 경기, 경제지표 발표, 국제정세 등 미래 사건의 결과에 돈을 걸고 거래하는데 칼시, 폴리마켓 등이 대표적 플랫폼이다.

규제안에 따르면 CFTC는 전쟁, 테러, 암살과 관련된 계약에 대해 보다 엄격한 심사를 적용할 방침이다.

반면 스포츠 관련 계약을 급성장시킨 핵심 범주인 '게이밍(gaming)'에 대해서는 정의를 '순수한 운(pure luck)에 의해 결정되는 게임'으로 좁게 해석했다. 이 경우 현재 거래되고 있는 상당수 스포츠 예측 계약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거래가 계속 가능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마이클 셀리그 CFT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CFTC는 책임 있는 혁신을 가로막지 않으면서도 규제 시장의 무결성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규제안은 예측시장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예측시장은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연방 법원이 칼시의 선거 베팅 계약을 허용한 이후 급격히 성장했다. 이후 스포츠 예측시장까지 확대되며 현재는 매달 수십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예측시장이 사실상 스포츠 도박인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고, 암살이나 테러와 같은 사건을 대상으로 한 계약은 윤리적 문제를 낳는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CFTC는 특히 경기 도중 발생하는 사건이나 특정 개인의 행동에 의해 결과가 결정될 수 있는 계약은 조작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안이 오히려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주(州)별 스포츠 도박 규제가 제각각 적용되고 있지만, 예측시장은 CFTC가 감독하는 파생상품으로 분류된다.

새 규정이 확정될 경우 사업자들은 주별 규제를 따로 적용받기보다 연방 규제기관인 CFTC 감독 아래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스포츠 예측시장 플랫폼 프로핏X(ProphetX)의 딘 시선 최고경영자(CEO)는 "기관투자자들이 예측시장이라는 새로운 자산군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CFTC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과 달리 예측시장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발도 적지 않다. 미국게임협회(AGA)의 빌 밀러 회장은 이번 규제안을 두고 "스포츠 베팅의 정의 자체를 다시 쓰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공익단체 베터마켓츠(Better Markets) 역시 "합법적 금융시장과 도박의 경계를 더욱 흐리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칼시와 폴리마켓의 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도 자체 예측시장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예측시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폴리마켓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와 대권 잠룡들의 정치적 향방을 둘러싼 베팅에 수백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몰리며 실제 여론조사와 비교되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