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대가' 짐 차노스 "스페이스X 기업가치 2600조 못 믿겠다"

"화성·우주 데이터센터 모두 희망사항일 뿐"
IPO 열풍 속 첫 공개 비판…데이터센터 사업성도 의문

짐 차노스 차노스앤코 설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가 2025년 5월 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손(Sohn) 투자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공매도 대가' 짐 차노스가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차노스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1조7500억달러(약 2600조 원) 기업가치가 "희망과 꿈에 기반한 평가"라며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차노스는 1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아이커넥션스(iConnections) 콘퍼런스에서 "향후 5년을 기준으로 어떤 합리적 가정을 적용하더라도 스페이스X의 가치는 1조75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750억달러 규모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약 1조7500억달러로 책정됐으며 이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 IPO 규모의 약 3배에 달하는 사상 최대 상장이다.

차노스는 현재 시장이 스페이스X의 미래 청사진에 지나치게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성 식민지 건설, 지하 터널, 우주 데이터센터 등 어떤 이야기든 만들어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다"며 "강세장에서는 약속에 프리미엄을 주고 약세장에서는 현실에 할인율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스페이스X가 최근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다만 차노스는 스페이스X 공매도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엔비디아를 비롯한 초대형 기술주들이 급등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은 데다 스페이스X 역시 상장 후 비슷한 투자 열풍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회사인 테슬라 공매도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2021년 이후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들의 누적 손실은 270억달러에 달한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0년 동안 2500%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차노스는 "스페이스X는 테슬라와 다른 동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매출의 약 90배 수준에서 평가되는 반면 테슬라는 약 14배 수준이라며 현재 밸류에이션 부담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차노스는 AI 열풍의 또 다른 수혜 업종인 데이터센터 산업에도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 그는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을 "본질적으로 자본수익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좋지 않은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차노스는 2022년부터 데이터센터 업종에 대해 비관론을 유지해 왔다.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엔비디아 등에서 고가 AI 반도체를 구매한 뒤 이를 빅테크 기업에 임대하는 구조여서 감가상각 부담이 크고 가격 결정력도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들 기업은 사실상 가격 수용자(price taker)에 불과하다"며 "핵심 하드웨어 공급을 통제하는 반도체 업체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차노스의 발언이 스페이스X IPO 열기에 대한 월가 내부의 대표적인 경고음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공모 수요는 이미 공모 규모의 4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히 강한 상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