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인플레는 일시적"…코로나발 9% 물가 오판 악몽 잊었나

베선트 "호르무즈 봉쇄 따른 물가 상승은 단기 현상"
2021년 '일시적 인플레' 옐런 재무 발언 재조명

28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5.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현상으로 규정하면서 과거 재닛 옐런 전 재무장관이 사용했다가 정치적 역풍을 맞았던 표현을 되풀이했다.

베선트 장관은 4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을 제외하면 경제 지표는 매우 강하다"며 "현재의 물가 상승은 단기적인 충격(short-term blip)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 이후 나타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공급 충격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베선트는 지난달에도 국채 금리 상승 배경을 설명하며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며 결국 사라질(transient) 현상"이라고 말했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는 "물가는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베선트의 일시적이라는 표현은 과거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로 꼽히는 '일시적 인플레이션'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블룸버그는 "베선트가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해 단기적(blip), 사라질(transient),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베선트가 인플레이션을 묘사하는 방식은 전임자(옐런)와 전 행정부를 곤경에 빠뜨렸던 방식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연준 의장 출신의 옐런 전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 급등을 두고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평가했다가 이후 물가상승률이 9%를 넘어서는 등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자 "다른 표현을 선택했어야 했다"며 오판을 인정한 바 있다.

민주당은 결국 2024년 대선에서 고물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에 직면해야 했고 현재 공화당 역시 고물가로 인해 정치적 위험에 노출됐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이 오르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베선트 장관은 이번 물가 상승과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이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공급 충격보다 더 일시적(transient)인 것은 없다"며 현재 물가 상승의 원인을 전적으로 중동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에서 찾았다. 이어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며 천연가스 가격도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은 과도한 재정지출과 연방준비제도(Fed)의 대규모 채권 매입이 결합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베선트는 CNBC 인터뷰에서 "코로나 시기 나는 결코 '일시적 인플레이션' 진영에 속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베선트는 이날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 전까지 연방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4% 미만, 가능하면 3%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그는 "재정적자를 지난해보다 줄여 현재 GDP 대비 5.4% 수준까지 낮췄다"며 "계속해서 감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