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버핏' 아벨의 버크셔는 다르다…기술주 구글 15조 넣어

알파벳 100억 달러 투자·주택건설 테일러 68억달러 인수
버크셔 현금 3800억달러…"AI 산업 성장성 확신 상징"

버크셔 해서웨이의 그렉 아벨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워런 버핏의 후계자인 그렉 아벨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버크셔는 최근 이틀 동안 모두 168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1일(현지시간) 버크셔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추진하는 800억달러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억달러(약 15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 주택건설업체 테일러 모리슨 홈을 68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 1월 버핏으로부터 최고경영자 자리를 넘겨받은 아벨 체제에서 이뤄진 첫 대규모 자본 배분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 사이 이목이 집중된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버크셔가 지나치게 많은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버크셔의 현금 및 단기 투자자산은 지난 3월 말 기준 3802억달러에 달한다. 막대한 현금이 버크셔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버크셔 주가는 지난해 5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13%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34% 상승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체크캐피털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체크 대표는 로이터에 "모두가 그렉 아벨이 워런 버핏의 그림자를 벗어나 자신만의 경영을 보여주길 기다려 왔다"며 "이제 그런 모습을 보기 시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알파벳 투자는 버크셔의 투자 철학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버핏은 오랫동안 기술주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애플 투자 역시 기술기업이라기보다 소비자 브랜드에 대한 투자라는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버크셔는 지난해 3분기부터 알파벳 지분 매입을 시작했고 올해 3월 말 기준 166억달러 규모의 알파벳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100억달러 추가 투자로 알파벳은 버크셔의 5대 핵심 보유 종목 가운데 하나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번 투자는 버크셔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드러낸 것이라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아벨이 버핏 시대의 보수적 현금 운용 전략에서 벗어나 AI와 인프라, 주택시장 등 성장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알파벳은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위해 8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알파벳은 "AI 서비스 수요가 현재 공급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버핏과 고(故) 찰리 멍거는 구글 투자 기회를 놓친 것을 후회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2023년 사망한 멍거는 2019년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구글에 더 일찍 투자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다. 당시 멍거는 "우리는 실수했다(We screwed up)"고 말했고 버핏은 "그가 말하는 건 우리가 놓쳤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