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깜짝 실적'에 주가 17% 랠리…"AI 서버 수요 폭발"

AI 매출 비중 38%…엔비디아 루빈 서버도 공급 예정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튜디오 159에서 진행한 한국레노버 ‘씽크스테이션 P8’ 출시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에서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가 AMD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레노버 제공) 2024.3.26 ⓒ 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최대 PC 업체 레노버가 인공지능(AI) 사업 성장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레노버는 단순 PC 제조사를 넘어 AI 기업으로 탈바꿈할 기세다.

레노버 주가는 22일 홍콩 증시에서 장중 최대 17% 급등했다. 올해 들어 가장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최고 수익률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레노버는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회계연도 기준 순이익이 전년 대비 38% 증가했고 매출은 20%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2026년 1~3월 분기 AI 관련 사업이 실적 개선 핵심으로 떠올랐다. AI 제품과 서비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했으며 관련 매출 증가율은 84%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는 "하이브리드 AI 전략 덕분에 AI 추론과 AI 대중화 분야 선두에 서 있다"며 "2년 안에 1000억달러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근 AI 산업 흐름이 대규모 모델 학습(training) 중심에서 실제 서비스 운영을 위한 AI 추론 단계로 이동하면서 레노버 같은 서버·인프라 업체 수혜가 커지고 있다. 양 CEO는 "AI 추론 수요는 앞으로 더 빠르고 강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노버는 올해 하반기부터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Rubin) 플랫폼 기반 AI 서버 공급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회사가 확보한 AI 서버 수주 잔고는 21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노버는 최근 메모리 부족과 부품 가격 상승 압박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한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레노버가 닌텐도 같은 다른 하드웨어 업체보다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을 더 잘 통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레노버는 지난 분기 매출 증가율 27%를 기록하며 최근 5년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불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스티븐 정 애널리스트는 "레노버는 그동안 AI 대표 종목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저평가돼 있었다"며 "AI는 레노버의 회사가치 재평가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홍콩 기술주 전반 분위기는 여전히 엇갈린다. AI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증시의 항셍테크지수는 올해 들어 약 12% 하락한 상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