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엔비디아 평가 분분…"AI 붐 계속 vs 그정도론 부족"

예상 넘는 1분기 실적에도 시간외거래 약세…오늘 주가 주목

엔비디아 로고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엔비디아 실적을 바라보는 월가의 시선이 분분하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시장 기대 수준 자체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옵션시장이 반영한 하루 3550억 달러 규모의 주가 변동 가능성이 실제 현실화할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엔비디아가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이후 내놓은 1분기(2~4월) 실적과 매출은 예상을 상회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호조 속에 매출은 전년 대비 85% 증가했고, 엔비디아는 80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하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큰 폭으로 뛰지는 못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20일 정규 거래에서 1.3% 상승 마감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1% 넘게 하락하며 변동성을 나타냈다.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기는 부족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실적이 AI 투자 열기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다만 이제 투자자들은 단순한 성장 자체보다 그 성장 속도와 수익성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을지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실적 발표 전까지 약 20% 상승하며 S&P500 수익률을 웃돌았다. 다만 주요 반도체 종목들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는데,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AI 반도체 시장 경쟁 심화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여전히 AI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AMD와 브로드컴, 구글 등 경쟁사들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투자자들이 과거처럼 단순 실적 서프라이즈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실적과 가이던스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시간외 주가 반응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며 시장 기대치 자체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AI 투자 사이클이 구조적 변화인지, 아니면 과도한 자본지출(CAPEX) 경쟁인지를 시장이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 실적이 사실상 미국 증시 전체 방향성을 좌우하는 이벤트가 됐다고 평가했다. AI 투자 열기와 미국 기술주 랠리의 핵심 축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옵션시장도 이번 실적 발표를 초대형 이벤트로 받아들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옵션시장은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뉴스를 반영할 21일 정규 거래에서 하루 동안 약 6.5%씩 상·하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엔비디아 시가총액 약 5조3400억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동안 위아래 각각 약 3550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 변동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의미다. 이는 S&P500 기업 약 90%의 전체 시가총액보다 큰 규모다.

로이터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이제 단순 기업 이벤트를 넘어 연방준비제도(Fed) 회의나 소비자물가지수(CPI)처럼 뉴욕 증시 전체 방향성을 좌우하는 거시 이벤트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AI 투자 과열 논란 속에서 엔비디아가 AI 슈퍼사이클 지속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