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CEO "AI 붐에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수요가 생산능력 압도"

"AI·위성·로봇 수요…2030년 반도체 시장 1.5조달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무역 박람회 '세미콘 차이나'에 네덜란드의 세계적 칩 제조업체 ASML의 부스가 마련돼 있다. 2023.06.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유럽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과 위성, 로봇 산업 확산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는 20일(현지시간)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기술 행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AI수요가 너무 강하게 증가하고 있어 반도체 시장은 상당 기간 공급 제한(supply-limited)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반도체 공급망 곳곳에서 간헐적인 병목 현상(sporadic bottlenecks)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2030년까지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5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ASML은 첨단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기업이다. 엔비디아용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TSMC,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인텔 등이 모두 ASML 장비를 사용한다. AI 반도체 수요 폭증은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전력·데이터센터·위성통신·로봇 산업까지 연결되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푸케 CEO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반도체 산업 전반에 예상보다 훨씬 강한 수요 압력을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칩이 탑재된 데이터센터 구축에 수천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며 "업계가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지만 붐의 규모 자체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우주·AI 사업이 새로운 반도체 수요를 촉발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푸케 CEO는 머스크가 추진 중인 대규모 AI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과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Starlink)를 언급하며 "향후 수년간 장비업체들의 생산능력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는 이 프로젝트들에 대해 매우 진지하다"며 실제로 머스크와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에 대해서는 "가장 흥미로운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라며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차, AI 제품들은 결국 모두 데이터 연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SML은 AI 시대에 맞춰 차세대 장비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푸케 CEO는 ASML의 차세대 ‘하이 NA(High-NA) EUV’ 장비를 활용한 첫 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이 수개월 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이 초기 주요 고객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ASML은 또 대형 AI 칩 생산에 필요한 신규 첨단 패키징 장비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