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비명' 美국채 30년물 금리 5.19% 돌파…2007년 이후 최고

"다음 연준 행보는 금리인하 아닌 인상"
독일·영국·일본 등도 장기채 금리 급등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치솟으며 뉴욕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가 커졌고, 채권 투자자들이 국채를 대거 매도하면서 금리가 급등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5.198%까지 상승하며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4.687%까지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10년물 금리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금리 등 실물경제 전반의 기준 역할을 하는 만큼 시장 충격이 컸다. 연준 통화정책 기대를 반영하는 2년물 금리도 4.127%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 대신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모건스탠리웰스매니지먼트의 짐 라캠프 수석부사장은 CNBC 인터뷰에서 "올해 초만 해도 시장은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다"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시장에서는 연말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 중이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은 41.7%,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15.7%까지 상승했다. 높은 차입 비용은 소비 둔화와 성장률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BMO의 이안 링겐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30년물 금리가 향후 몇 주 안에 5.25%까지 오를 경우 증시 밸류에이션 조정이 더 본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장기채 시장 전반도 흔들리고 있다. 독일 30년물 국채금리는 3.684%,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773%까지 상승했으며 일본 30년물 국채금리도 이번 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금리 급등은 뉴욕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S&P500 지수는 약 0.8%, 나스닥 지수는 1% 넘게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특히 기술주와 반도체주는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속에 금리 상승 충격을 크게 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향후 6%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