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고유가 충격에 달러 강세 지속…고금리 장기화"

"인플레·성장 동시 압박에 강달러…엔화, 개입만으로 반등 어려워"

1달러 지폐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미국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골드만삭스가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카렌 라이히고트 피시먼 전략가는 1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에너지 가격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금리와 견조한 성장 흐름이 달러 강세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비교적 견조한 성장 조합은 이미 고금리 장기화(higher-for-longer)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에너지 충격이 계속될 우려가 커질수록 무역조건 변화에 따른 상대 수익률 차이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시나리오는 주요 10개국(G10) 통화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달러 강세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고유가가 장기화될수록 에너지 수입국인 유럽·일본보다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져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스웨덴 크로나와 유로, 영국 파운드 대비 달러 매수 포지션을 유망한 헤지 전략으로 제시했다.

최근 달러는 안전자산 선호 흐름 속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이 확대된 영향이다.

특히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라는 점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해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3.7%도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고유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까지 반영하기 시작했다.

달러지수는 이날 뉴욕 거래에서 장중 0.35% 오르며 이달 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엔화 약세 문제에 대해서도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피시먼 전략가는 "거시경제 정책 변화 없이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통화 약세를 장기간 방어하기는 어렵다"며 "달러 강세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엔화의 경우 그런 정책 변화가 당장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는 관측이 유력하지만 미국 금리 상승과 미·일 금리차 확대 흐름 자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달러당 엔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는 지난 4월 말 달러당 160엔선을 돌파하자 일본 정부의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 추정 속에 한때 155엔대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이후 중동발 유가 급등과 미국 금리 상승으로 달러 강세 압력이 다시 커지면서 최근에는 157엔 후반대로 재차 오르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