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3거래일 연속 급등…美·이란 휴전 협상 난항에 공급 차질
WTI 102달러·브렌트유 107달러 돌파
EIA "호르무즈 사실상 폐쇄, 정상화 2027년까지 갈 수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 교착 상태 속에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며 3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12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은 전장보다 3.56달러(3.42%) 오른 배럴당 107.77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은 4.11달러(4.19%) 상승한 102.1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 유종 모두 전날에도 3% 안팎 급등한 바 있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의 휴전 협상에 대해 "생명유지장치(on life support)에 의존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란은 미국에 전면 휴전과 제재 해제, 이란산 원유 수출 재개, 전쟁 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국의 주권도 강조하고 있다.
스톤X의 알렉스 호즈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시장에서는 평화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이날 호르무즈 해협이 최소 5월 말까지 사실상 폐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예상보다 훨씬 긴 기간이다.
EIA는 설령 해협 통행이 재개되더라도 중동 원유 공급과 글로벌 원유 교역 흐름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까지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봉쇄 여파로 중동 산유국들의 수출 차질도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가 전날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월 OPEC 산유량은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EIA는 4월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1050만배럴 규모의 중동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실제 공급 공백이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은행 훌리한로키의 JP 핸슨 글로벌 석유·가스 부문 책임자는 현재 하루 1400만배럴 규모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누적으로 10억배럴 규모 공급 부족이 형성되고 있다"며 "전략비축유 감소와 대체 공급 여력 부족까지 겹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도 전날 호르무즈 해협 수출 차질이 2027년까지 시장 정상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원유 재고 감소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EIA는 올해 글로벌 원유 재고가 하루 평균 26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예상치였던 하루 30만배럴 감소 전망보다 훨씬 큰 폭이다.
미국 원유 재고 역시 감소세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약 210만배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도 감소한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서는 고유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터부시앤드어소시에이츠는 "현재 공급 감소 규모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를 훨씬 웃돌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 가운데 한쪽이 상당한 양보를 하지 않는 한 국제유가는 추가로 배럴당 10~12달러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은 오는 15~16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국으로 향하는 이란산 원유 운송을 지원했다며 개인 3명과 기업 9곳에 추가 제재를 부과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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