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12% 폭락…CPI 충격에 반도체 차익실현, 기술주 투매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를 찾은 관람객들이 퀄컴(Qualcomm) 부스에서 XR(확장현실) 체험을 하고 있다. 2025.3.5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 주가가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2% 급락했다. 예상보다 높은 미국 물가 지표와 반도체주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며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영향이다.

이날 퀄컴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 구성 종목 가운데서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급등했던 반도체주 전반이 조정을 받은 가운데 퀄컴 역시 매도 압력을 피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투자심리를 흔든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8%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국제유가 급등까지 겹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했다.

특히 최근 AI 랠리 과정에서 급등했던 기술주에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퀄컴 역시 최근 한 달 동안 40% 가까이 상승한 상태였다.

다만 월가에서는 퀄컴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퀄컴이 스마트폰 칩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AI와 자동차 반도체, 엣지 컴퓨팅 분야로 빠르게 사업 축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AI 연산 기능을 기기 내부에서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확산이 퀄컴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과 PC, 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에 AI 기능이 내장되면서 퀄컴 칩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퀄컴은 자동차 반도체 사업에서도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율주행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수요 확대가 중장기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월가 분석가들은 퀄컴 목표주가를 280달러 수준으로 제시하며 AI와 자동차 반도체 시장 성장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방문 일정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중 기술 갈등과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과 공급망 이슈가 향후 퀄컴 실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