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한때 120달러 돌파…중동 공급 차질 우려에 6% 급등(종합)

미·이란 협상 교착·재고 감소 겹쳐 상승 압력…UAE OPEC 탈퇴 영향은 제한적

2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건물에 호르무즈 해협 관련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2026.4.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중동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수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29일(현지시간) 브렌트유 6월물은 전장 대비 6.77달러(6.1%) 상승한 배럴당 118.03달러에 마감하며 지난 3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 마감 후 거래에서는 120달러를 돌파하며 202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120달러에 도달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도 6.95달러(7%) 오른 106.88달러로 마감해 이달 초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중동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로이터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항구 봉쇄가 수개월간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석유업체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 프로그램 종결에 합의할 때까지 해협 봉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 유가는 상승폭을 키웠다.

트럼프는 이날 악시오스와 인터뷰 기사에서 "봉쇄 조치는 폭격보다 다소 더 효과적이다. 그들은 도살장에 끌려간 돼지처럼 숨이 막히고 있다. 그리고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들(이란)은 협상을 원하고 내가 봉쇄를 계속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나는 봉쇄 해제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4월 중순까지 약 500억 달러 규모의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하이퉁선물의 양안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봉쇄를 연장할 경우 공급 차질은 더 심화되며 유가 상승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원유 및 연료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재고는 600만 배럴 이상 감소해 시장 예상치(약 20만 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휘발유와 디젤 등 정제유 재고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연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RBC 캐피털마켓은 "여름철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이 맞물리면서 유가는 추가 상승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일부 고객들에게 다음 달 원유를 걸프 외 지역에서 선적할 수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결정도 주시하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인베스텍의 칼럼 맥퍼슨 원자재 부문 책임자는 "단기적으로는 중동 산유국들이 가능한 물량을 최대한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드맥킨지는 UAE 탈퇴가 OPEC 역사상 가장 큰 균열 중 하나로, 2027년 이후 공급 과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드맥킨지의 사이먼 플라워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2026년에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겠지만, 향후 OPEC의 시장 균형 조정 능력이 약화되면서 유가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