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장기 성장 깎을 수도"…월가, 증시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류
골드만삭스 "S&P500 가치 75%가 10년 이후 기대수익"
"AI, 일부 산업 잠식…성장률 1%p 하락시 기업가치 15% 감소"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이 기업의 장기 성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구조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 가치의 상당 부분이 10년 이후 미래 이익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가 AI 시대에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전체 가치 가운데 약 75%는 10년 이후 예상 이익, 이른바 터미널 밸류(terminal value)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5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과거 닷컴 버블 시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문제는 AI 기술 발전이 이러한 장기 성장 가정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앤트로픽이 마케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업무를 자동화하는 도구를 내놓으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익 구조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불안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S&P500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수는 올해 들어 약 17% 하락했으며, 이는 AI로 인한 수익 성장 둔화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주도권 경쟁을 위해 향후 3년간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올해에만 이들 4개 클라우드 기업의 AI 관련 투자액은 약 6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수익 가시성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인내심은 점차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장기 성장률 가정이 밸류에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장기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S&P500 기업 전체 가치가 약 15% 감소할 수 있으며, 고성장주는 약 29% 하락해 저성장주(약 10%)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AI가 생산성 향상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일부 산업에서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양면적 리스크를 동시에 내포하다.
골드만삭스는 "AI로 인한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논쟁은 향후 수 분기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 확산 초기 단계에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현재 기업들의 공시 관행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 향후 5년 이상의 재무 전망을 제시한 기업은 전체의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장기 성장 경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