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은 없다?…연준 의장 후보 워시, 크립토 '우회투자' 논란
美민주 "재산공개 미흡해 이해충돌 검증 불가…21일 청문회 연기해야"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지명된 케빈 워시를 둘러싸고 재산공개 부실 논란이 불거지며 상원 인준 절차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특히 그의 재산은 암호화폐 생태계에 상당히 노출된 것으로 보이는데 규모와 복잡성을 고려할 때 처분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인은 없지만 크립토에는 깊이 얽혀 있는 워시의 자산 구조가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16일(현지시간) "워시의 재산공개는 상원 윤리규정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21일로 예정된 청문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런 의원은 "재산공개는 이해충돌 여부를 확인하고, 취임 전 이를 해소했는지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상태로는 그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핵심은 워시가 보유한 1억 달러(약 1480억 원) 이상의 자산 중 일부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워시는 이번 주 초 자산 현황을 69페이지 분량의 정부윤리청 공시 문서를 통해 공개했다. 워시는 2006~2011년 연준 이사를 지낸 후 듀케인에서 파트너로 근무했는데 제출 문서에 따르면 그는 듀케인이 운용하는 다수 펀드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멘토'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관련된 저거너트(Juggernaut) 펀드의 기초자산은 기밀유지 계약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워시는 대신 인준 시 관련 자산을 처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제출하지 않았다.
특히 연준은 암호화폐나 금융주 보유 등 엄격한 윤리 규정을 적용하고 있어, 자산 구조가 불명확할 경우 정책 결정의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워시가 공개한 자산은 광범위하게 '크립토(암호화폐)'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를 직접 보유하지는 않지만, 대신 벤처투자 펀드를 통해 크립토 생태계 전반에 벤처캐피탈 펀드 형태로 간접 투자하고 있는 구조다.
특히 포트폴리오에는 크립토 금융 서비스인 레몬캐시(Lemon Cash), 이더리움 확장 네트워크 옵티미즘(Optimism), 블록체인 플랫폼 솔라나(Solana), 개발 인프라 기업 텐더리(Tenderly),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 플래시넷(Flashnet), 소셜 크립토 프로젝트 디소(DeSo), 크립토 자산 관리 플랫폼 리디안(Ridian)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특정 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거래소·인프라·네트워크·금융 서비스 전반에 걸쳐 투자하는 전형적인 크립토 생태계 노출 전략으로, 개별 자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 전반에 걸친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워런 의원은 "재산공개의 핵심은 이해관계를 드러내고 이를 해소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정보가 비어 있는 상태에서는 검증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연준은 암호화폐와 금융자산 보유에 대해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이 같은 간접투자 구조 역시 정책 결정의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은 청문회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 공화당의 톰 틸리스 의원 역시 법무부의 제롬 파월 의장 조사 종료 전까지 인준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워시 인준은 사실상 막힌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5월 15일까지 워시 인준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자산 처분 문제와 정치적 반대가 겹치며 일정 내 통과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시 인준은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 중앙은행 독립성과 이해충돌 문제를 동시에 드러낸 사례가 될 수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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