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중 봉쇄'에 현물 원유 150달러…유럽·阿 대체유 불티
현물 프리미엄 사상 최고…공급난 장기화 신호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계획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으로 즉시 인도되는 현물 원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북해산 포티스(Forties) 원유 가격은 배럴당 148.87달러까지 올라 2008년 기록을 넘어섰다. 아프리카산 원유 역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원유 공급 중단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진행한 1차 협상이 결렬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이란 선박을 봉쇄하기 위한 군사적 준비에 나섰다.
금융시장의 기준 가격인 브렌트유 선물도 상승세를 보였다. 6월물 브렌트유는 6% 올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2008년 기록(147달러)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공급 차질 국면에서는 즉시 인도 가능한 실물(포티스 원유)에 프리미엄이 붙으며 벤치마크 가격을 웃도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포티스는 브렌트 가격 산정에 포함되는 개별 원유다.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이 마비되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정유업체들이 중동산을 대체할 물량 확보에 나섰고 즉시 공급 가능한 원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이 같은 현물과 선물 괴리는 시장이 공급 차질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정제유 제품 가격도 급등세다. 유럽 항공유 가격은 한 달 전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는 다소 내려왔지만 여전히 배럴당 200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전쟁 이후 거의 두 배 상승했다.
디젤 가격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북서유럽 인도 디젤 가격은 지난주 배럴당 약 170달러까지 올라 전쟁 이전(약 102달러) 대비 급등했다.
유럽은 구조적으로 항공유와 디젤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기 때문에 자체 생산보다 소비가 많아 수입 의존도가 높다. 중동 공급이 막히면서 가격이 급등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실제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유럽연합(EU)과 영국의 항공유 수입의 62%, 디젤의 42%가 중동에서 들어왔다. 유럽 공항 협의체(ACI)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단 3주 내에 유럽 전역에서 항공유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과 아프리카산 대체 원유는 브렌트 현물 기준가격 대비 배럴당 20달러의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 북해산 오세베르그(Oseberg), 에코피스크(Ekofisk) 등 주요 원유도 사상 최고 프리미엄을 기록했다.
서아프리카에서도 나이지리아 보니 라이트(Bonny Light), 콰 이보에(Qua Iboe) 원유가 브렌트 대비 1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으로 제시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가격 급등을 넘어,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특히 중동산을 대체할 수 있는 즉시 인도 물량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물 시장의 긴장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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