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큰돈 벌었다"…트럼프 발표 15분전 원유 하락 8700억 베팅

유가 15% 급락 직전 8700억 규모 선물 거래…내부정보 의혹
예측시장서도 논란…"비정상적 승률로 100만불 수익 챙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를 출발하기 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6.3.2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관련 발언 직전 원유 선물 시장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거래가 집중되면서 시장 교란 및 내부정보 이용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발표 직전 '5억달러 베팅'…이상 거래 포착

2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언급하며 공격을 5일 유예하겠다고 발표하기 약 15분 전, 원유 선물 시장에서 약 5억8000만 달러(약 87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거래가 체결됐다.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거래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6시49분부터 1분 사이 집중됐으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계약 5000여 건이 쏟아졌다. 거래는 매도 쪽이 우세했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거래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오전 7시4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군사 공격 유예를 발표하자 유가는 순식간에 급락했다. 브렌트유는 한때 15% 가까이 떨어졌고, 동시에 주식시장 선물은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해당 거래를 두고 비정상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한 트레이더는 FT에 "25년 시장 경험상 이런 움직임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주요 경제 지표나 연준 발언도 없는 월요일 아침에 이런 규모의 거래가 발생했다는 것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방금 큰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대통령과 행정부는 오직 미국 국민을 위한 결정을 내릴 뿐"이라며 "근거 없이 내부정보 거래를 암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전쟁 예측 시장서도 반복된 '수상한 거래'

이란 전쟁을 둘러싼 예측시장에서도 내부자 거래와 유사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한 트레이더는 2024년 이후 이란 관련 군사 행동을 반복적으로 정확히 예측하며 약 100만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트레이더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등 주요 군사 이벤트 발생 직전마다 높은 적중률로 베팅에 성공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버블맵스는 "거래 시점과 수익 규모, 성공률 등을 고려할 때 내부정보 활용 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트레이더의 승률은 80~90% 수준으로 일반적인 트레이딩 성과를 크게 웃돌아 "현실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 같은 사례는 최근 중동 전쟁을 계기로 급성장한 예측시장 플랫폼에서 내부정보 거래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전쟁·정책·시장, 정보 비대칭이 수익으로 연결"

이번 사례가 단순한 이상 거래를 넘어, 지정학적 이벤트와 정책 결정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드러낸다고 FT는 분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중동 전쟁 이후 원유 시장 거래량은 평시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 가격 변동성 역시 크게 확대됐다.

문제는 이러한 변동성이 단순한 수급 변화가 아니라, 정책 발표 시점과 맞물리며 특정 거래자에게 과도한 이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시장은 뉴스가 아니라 '타이밍'을 거래하는 단계로 누가 먼저 아느냐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