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매파적 금리동결…"인플레 진전 없인 인하 없다"(종합2보)

관세 영향 주시 속 이란發 유가 불확실성 가세…파월 "인상 가능성도 거론"
점도표 '연내 1회 인하' 유지에도 시장 긴축 재인식…파월 "스태그플레이션까진 아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 3.18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예상보다 강한 매파적 신호를 보냈다. 중동 전쟁 불안이 커지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리 인상이라는 꼬리 위험을 키웠다.

매파 동결 속 이란 전쟁 위험…"인상 가능성" 첫 언급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3.5%~3.75%로 유지하기로 11대 1로 결정했다. 2연속 동결이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만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2026년과 2027년 각각 한 차례씩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존 전망도 유지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진행이 보이지 않으면 금리 인하도 없다"고 못 박았다. 올해 하반기 관세 효과가 소멸하며 물가가 진정되는 모습을 확인해야 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관세가 경제 전반에 스며드는 데 얼마나 걸릴지 겸손하게 봐야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물가 급등이 "예상보다 2년이나 더 길었다"고 상기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 충격과 팬데믹을 겪은 데 이어, 이제는 규모와 지속 기간 모두 상당한 에너지 충격까지 닥쳤다"며 이란 전쟁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다음 행보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점도 시장에 충격을 가했다. 파월 의장은 "오늘 회의에서도, 지난 회의에서도 다음 행보가 인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됐다"고 밝혔다. 다만 "대다수 위원들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은 첫 금리 인하 시점을 2027년 중반으로 미루는 방향으로 반응했다.

3월 연준 경제전망요약(성장률, 실업률, 인플레이션, 핵심 인플레이션, 금리)
"어려운 상황…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다"

파월 의장은 현재 상황을 "어려운 상황"으로 규정하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일축했다. 그는 "노동시장에 대한 위험은 하방 압력으로 금리 인하가 필요해 보이는 반면, 인플레이션 위험은 상방 압력으로 금리 인상이나 동결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에서 두 목표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용어는 1970년대처럼 실업률이 두 자릿수이고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은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한정해 사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실업률은 장기 정상 수준에 근접해 있고 인플레이션은 그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중동 리스크도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연준은 회의 후 성명에서 "중동 정세 변화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지만, 경제에 미칠 영향의 규모와 지속 기간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에너지 순수출국인 만큼 유가 급등의 충격이 일부 상쇄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기존 2.4%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근원 물가 역시 2.7%로 올렸다. 성장률은 2.4%로 소폭 높였으며 실업률 전망은 4.4%로 유지했다. 인공지능(AI)이 장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해 장기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2.0%로 올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8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발표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생중계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2026.3.18ⓒ 로이터=뉴스1
파월 거취 이례적 언급…워시 인준 불확실성 부각

파월 의장은 이날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연준 청사 리모델링 관련 법무부 수사가 투명하고 확실하게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회를 떠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케빈 워시 후임 의장 인준 전까지는 의장 직무대행으로 남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상원 은행위원회의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이 연준 의장 수사 종료 전까지 워시 인준 절차 진행이 불가하다고 막아선 만큼 후임 인사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년물 국채 금리는 파월의 이 같은 발언 직후 세션 고점인 3.735%까지 치솟았다. 파월 의장은 5월 의장 임기 종료 후 연준 이사로 잔류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연준의 매파적 금리 동결, 예상치를 크게 웃돈 생산자 물가, 중동 전쟁 격화에 따른 유가 급등이 맞물리며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1.6% 떨어져 올해 최저치이자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겼고 비트코인도 4.6% 하락하며 7만 1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란이 핵심 에너지인 남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공격을 받자 거의 즉각적으로 걸프국 에너지 보복에 나섰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가스 허브인 북부 라스라판에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란 국영언론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삼레프 정유시설, 알주바이르 석유화학 단지, 아랍에미리트의 알호스른 가스전, 카타르의 메사이이드 석유화학 단지와 메사이이드 지주회사를 언급하며 "정당하고 주요한" 표적 근처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